R&E(Research & Education)는 학생들이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정해 계획하고 실행한 뒤 그 결과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활동입니다. 지난 호에서 R&E가 어떤 활동인지 전체적으로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R&E를 시작했지만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지 막막한 학생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조금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1. 연구 주제 선정... 선행 연구 확인
어떤 일이든 첫 단추가 중요합니다. R&E의 첫 단추는 기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획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연구의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팀원과 최대한 자주 만나 함께 토론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회의 중 나왔던 의견이나 자료 등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기록해두면 좋습니다. 이는 추후 연구를 진행할 때나 다시 연구과정을 돌아볼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연구 방향을 잡았으면 이제 구체적으로 연구 주제를 정해야 합니다. 주제를 정할 때는 동기가 구체적이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좋습니다. 가령 ‘금붕어가 탄산에 받는 영향을 연구한다’는 등 단순한 호기심에서 정한 주제는 생명윤리에 저해될 수 있어 부적절합니다.
연구 주제를 정하기 어렵다면 키워드를 이용해 선행 연구를 검색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학생 수준의 선행 연구는 각 시도 교육청의 교육과학연구원, 과학전시관 홈페이지 또는 국립중앙과학관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내 관련 기록들을 찾아보면 연구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약 더 수준 높은 연구 자료가 필요하다면 각 대학교 도서관이나 RISS, KISS, DB피아(DBpia), 구글 학술 검색 등 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습니다.
주제를 정할 때 가장 주의해야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기존 연구와 겹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물론 완전히 새로운 연구를 창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경이나 변인만 바꿔도 새로운 연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실현 가능성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연구 도중 다양한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처음으로 돌아가는 실수를 합니다. 따라서 쉽고 간단하게 실험을 진행할 수 있고, 학생 수준의 지식으로도 결과에 대해 충분히 토론 가능한 주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계획&실행... 한두 달 전 실험 마쳐야
연구 주제를 정했으면 이제 연구를 설계하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연구 주제에 맞는 연구 계획서를 미리 구체적으로 작성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이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시간 관리입니다. 의도한 대로 착착 연구가 진행되는 팀은 100팀 중 한 팀도 안 됩니다. 실험 수행에 능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반복 실험 또한 필수입니다. 또한 재료 수급이나 실험 중 문제 또는 기록 문제 때문에 실험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에는 주제 선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어진 시간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어도 연구 발표 한두 달 전에는 실험을 모두 마칠 수 있도록 계획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결과를 논리적으로 분석해 기록하고 표현하는 과정은 실험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또한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아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남겨 놓지 않으면 며칠 밤을 새야 할 수도 있습니다.
3. 보고서 작성... 이론적 배경과 참고문헌 기록
연구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면 이제 그 결과를 보고서로 정리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봐도 한눈에 연구를 파악할 수 있도록 양식에 맞춰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고서에 따라 연구의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보고서 작성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보고서 작성 시 학생들이 자주 놓치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이론적 배경’입니다. 이론적 배경은 어떤 선행연구를 통해 연구를 설계했는지, 그리고 이 연구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사전 지식은 무엇인지 담고 있어야 합니다. 이론적 배경과 실험 과정을 비교하면서 서로 빠진 곳이 없는지 잘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이론적 배경을 적을 때는 참고문헌을 그대로 적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자신의 말로 풀어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표절이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또한 다른 자료에서 문장이나 표, 그림을 발췌하는 경우에는 그 출처를 반드시 밝히고, 참고문헌 항목에도 작성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저자(연도), 제목, 출처’의 형태로 기록합니다.
실험 결과에 대한 부분을 작성할 때는 이를 잘 표현할 방법을 반드시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그래프를 활용하면 결과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양적 비교에는 막대그래프, 관계를 보여줘야 한다면 꺾은선그래프, 비율을 비교하려면 원그래프가 효과적입니다. 또 그래프의 데이터를 표로 함께 제시하고, 이에 관한 내용과 해석도 본문에 서술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결과를 통한 결론과 이에 대한 토의 사항을 작성합니다. 결론 및 토의는 연구의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결과에 대한 분석과 결론의 의의를 설명하는, 결과보고서의 ‘백미’입니다. 만약 예상했던 결과와 달랐던 부분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노력했으며, 그로 인해 추가로 얻은 연구 결과와 그 의의를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연구에 대한 보완점과 추가로 생긴 의문점을 해결할 추후 연구 과제를 함께 작성하면 좋습니다.
R&E가 어렵다면 이 논문 참고하세요
R&E는 탐구 과정을 경험하고 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교육 과정으로, 제대로 한다면 학생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도 R&E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오는 학생들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논문 하나를 소개합니다. 경기과학고 교사들이 작성한 ‘과학영재의 자유탐구를 안내하는 연구단계별 질문목록 개발’이라는 논문입니다.
doi:10.9722/JGTE.2014.24.1.63
특히 이 논문의 부록인 연구단계별 질문목록을 참고하면 R&E를 진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