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달려가며 공을 주고받는다. 드디어 내 발 앞에 공이 왔다. 골대를 향해 특기인 무회전 슛을 날렸다. 와아~ 관객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들썩인다. 신이 나서 한 바퀴 빙그르르 돌고 팔을 쭉 뻗었다. 이곳에서 나는 최고의 공격수다. ★ 현실처럼 ‘리얼’하고 현실보다 더 환상적인 게임 세계에서 나는 세계 정상급 공격수다. 때로는 냉혈한 스나이퍼가 됐다가, 야생을 개척하러 탐험을 떠나기도 한다. ★ 그런데 잠깐. 게임 세계에서 완벽한 내가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축구공이 굴러가는 건 ‘물리 엔진’에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이고, 내가 왼쪽으로 가고 싶어서 간 것뿐인데 ‘좌회본능’이라는 심리학적 밸런스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란다. 욕설도 함부로 못 하도록 인공지능(AI)이 감시도 하고 있다고. ★ 이 모든 걸 계획한 이는 ‘게임 개발자’로 불리는 그들. 게임 세계에서는 철저히 감춰져 있다는 그들을 찾아갔다. 천재 개발자들의 게임 설계도를 내 눈으로 확인하겠다는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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