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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스교육]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은 ‘수능’

좋은 학교생활기록부 만들기 6

 

 

 

 

내신 전형이든 논술 전형이든 비교과 전형이든, 그 활용 여부는 수능 경쟁력이 결정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아무리 대세여도 수능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입시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모든 대학은 자체적으로 정한 ‘우수한 인재’에 대한 기준이 있다. 이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며, 통상 ‘인재상’이라고 지칭한다. 대학이 선발하고자 하는 모든 인재의 기준은 이러한 ‘인재상’을 전제한다.

 

 

대입전형은 입시 언어로 표현한 ‘인재상’


각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을 비교하면 이런 점을 더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평화’를 강조하는 한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 평가에서 ‘인성’ 부분의 평가 비중이 학업역량의 평가 비중만큼 높다. 전공 간 연계와 융합을 강조하는 커리큘럼을 갖춘 한 대학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시 ‘전공적합성’을 평가하지 않는다.

 

위에 언급한 대학별 학생부종합전형의 특징은 대학별 모집요강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모집요강은 각 대학의 입학전형을 설명한다. 대학의 입학전형은 입시 언어로 표현된 대학별 인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 입시가 대학이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이런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계획은 곧 ‘우리는 이런 학생들이 우수한 인재라고 생각한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위의 논의를 조금 더 현실적인 차원에서 검토해보자. 교과 100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교과전형은 다른 부분은 볼 필요 없이 ‘내신만 좋으면’ 우수한 인재라고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교과 100으로 1단계 선발 이후 2단계 면접을 진행하는 교과전형은, 내신 성적만으로는 개인의 특성을 확인하기 어려우니 면접으로 그것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학입학전형은 각기 다른 전형 요소를 조합해 대학별 우수한 인재의 기준을 설정한다. 앞에서 예로 든 두 전형은 모두 내신 성적을 가장 주된 평가요소로 삼는 교과 전형으로 분류되지만, 그 전형을 구성하는 전형요소는 다르다.

 

현행 대입에서는 교과(내신)와 비교과(학교활동), 논술·적성·면접(대학별 고사), 실기(특기자), 수능 등 크게 다섯 가지의 전형 요소를 토대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자기소개서나 추천서는 주된 전형 요소가 아닌, 비교과라는 전형요소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주목도가 떨어져 학생들이 간과하기 쉬운 수능에 대해 짚어보자.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최소 자격’


일반적으로 정시 전형은 대부분 수능이 주된 평가요소로 활용된다. 2018학년도 전국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은 전체의 26.3%를 차지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23.6%인 것을 감안하면, 정시 전형도 비중이 높은 축에 속한다. 그러나 수능의 중요성은 정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많은 수시 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학생부교과전형 40%, 학생부종합전형 23.6%로 학생부 중심의 전형이 60%를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부라는 전형요소는 경쟁 집단의 수준을 언제나 고려해야 한다는 태생적인 맹점이 있다.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을 했다고 해서, 이 학생이 전국적인 수준에서 경쟁력이 있는 학생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한 학교에서 2명만 지원할 수 있는, 사실상 전교 1등과 2등이 지원하고 있어 내신을 평가요소로 거의 활용하지 않는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예로 들어보자. 이 학생은 재학 중인 학교에서 매우 우수한 성취도를 보였기에 서울대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에서 이를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연히 서류에 대한 심층적인 평가를 진행한다. 그러나 서류란 학생에 대한 담당 교사의 다소 주관적인 기록이다. 학생의 학업역량에 대한 평가가 입학사정관의 평가와 다를 수도 있고, 과장된 평가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학업 역량, 또는 성실성을 평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대학이 마련하는 것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다. 대학이나 모집 단위마다 기준은 서로 다르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대학이 생각하는 우수한 인재의 기준 중 하나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서울대의 정시 입시결과나 타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생각하면 아주 까다롭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서울대 입학처장은 한 인터뷰에서 “서울대에 입학할 정도의 학생이라면, 최소한 이 정도는 해주길 바란다”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대학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자격임을 밝힌 바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전형은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그 기준을 요구한다. 수능은 전국의 수험생이 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른다는 점에서, 내신과 달리 전국적인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정량지표다. 즉, 수능 최저 학력기준의 설정은 지원자의 기초적인 학업 역량을 확인하는 데 가장 간편하고 효율적인 방식이다. 최근 교육 당국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와 관련한 권고를 했지만, 많은 대학들이 받아들이기를 망설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입시의 기준이자 출발


수능 성적은 입시전략에서, 특시 수시 원서 전략에서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가령 내신 경쟁력이 동일한 두 학생, A와 B가 있다. 그런데 A는 본인의 수능 경쟁력이 내신 경쟁력보다 높고, B는 수능 경쟁력보다 내신 경쟁력이 높다. 이때 A가 내신 성적을 활용한 입시전략 수립을 위해 담임교사와 면담을 한다고 하자. 담임교사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십중팔구 ‘신경 쓰지 말고 수능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대답할 것이다. 반대로 B가 동일한 문제로 찾아왔다면, 여러 대학의 모집요강을 두고 입시전략을 세심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두 학생의 수능 경쟁력에 있다. A는 수능경쟁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내신 경쟁력에 적합한 학교에 지원할 필요가 없다. 꼭 내신을 활용해야겠다면 일종의 요행을 바라면서 상향 지원을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B는 내신 경쟁력에 적합한 학교에 꼭 합격해야 한다. 잘못된 입시전략으로 수시에 모두 불합격할 경우 본인의 내신경쟁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아마도 만족할 수 없는 대학에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내신뿐 아니라 다른 전형요소도 마찬가지다. 논술 경쟁력이든, 비교과 경쟁력이든 그 활용 여부는 수능 경쟁력이 결정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아무리 대세라고 해도, 본인의 수능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적인 입시 결과로 나타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학종시대’에도 수능이 중요한 이유


지금은 명실상부한 ‘학생부종합전형의 시대’다. 최근 입시전략은 이런 경향에 따라 비교과 활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물론 그것이 틀린 방향은 아니다.

 

하지만 굳이 수능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능은 입시전략의 기준이며 그 출발이라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상에 앉아서 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공부도 꼭 필요한 공부라는 것이다.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해서 하는 공부도 물론 필요하지만, 차분히 앉아서 그것을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시키는 과정도 필요하다.

 

많은 학생들은 내신 시험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앉아서 하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능은 국가적으로 공인된, 심화된 개념과 사고력을 묻는 시험이다. 내신 시험이 기초적인 개념이나 암기형 문제에 집중하는 쪽으로 흐를 우려가 있는 반면, 수능은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내신보다는 더 심화된 공부를 요구한다.

 

개념을 공부하고, 그 개념을 적용해 문제를 풀어보는 방식의 공부는 앞으로의 모든 공부에서도 한 축을 담당하게 될 중요한 공부의 방법이다. 비교과 활동에 방점을 찍고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수능을 준비하는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입시의 측면에서나, 학업의 측면에서나 수능은 여전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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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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