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과학고는 서울에 있는 과학고 2개 중 하나로, 2008년 개교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박종찬 세종과학고 입학홍 보부장을 만나 세종과학고의 특징과 인재상을 들었다.
1단계 전형, 3개 항목 자소서 기술
올해 고교 입시는 중요한 변화가 있다. 올해부터 과학고를 제외한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국제고가 전기 모집 고등학교에서 후기 모집 고등학교로 변경됐다는 점이다. 그간 고교 입시는 전·후기로 나눠서 시행됐다. 특목고는 주로 전기에, 일반고는 후기에 입시가 집중됐다.
박 부장은 “과학고 지원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과학고에 합격한 학생은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후기 모집에서 외고나, 자사고, 국제고뿐만 아니라 일반고에도 지원할 수 없는만큼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과학고는 1단계 서류평가 및 출석 면담과 2단계 소집 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1단계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수학 또는 과학 교사의 추천서, 자기소개서와 함께 출석 면담을 통해 2단계 소집 면접 대상자를 선별한다.
교과 성적은 1단계에서는 성취평가제로 산출된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을, 2단계에서는 여기에 3학년 2학기의 성적을 더해 반영한다.
자기소개서는 학생의 탐구 능력과 인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학생 본인이 직접 작성해 제출하게 하고 있다. 자기소개서 항목은 크게 세 가지다. 학생들은 ‘과학 분야에 대한 탐구 사례’와 ‘수학 분야에 대한 탐구 사례’, 그리고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규칙준수, 리더십 등 덕목을 실천한 사례’에 대해 각각 작성해야 한다.
박 부장은 “자신의 탐구 사례를 어떻게 잘 풀어내는지가 중요하다”며 “평소에 교내 탐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통해 자신이 어떤 점을 배웠는지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한 규정에 있는 교내외 대회 입상 실적이나 영재교육원 수료 여부, 인증시험 점수 등을 적을 경우 최하등급을 받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천서는 추천 교사의 기술 분량을 500자로 줄인 대신, 다양한 질문에 점수를 매기는 체크리스트를 도입했다. 학생의 성향이나 활동에 대한 질문에 ‘매우 그렇다’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한 것이다. 박 부장은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방식”이라며 “교사들이 솔직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석 면담은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교사 2명이 약 30분 간 진행하며, 자기소개서와 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질문을 한다. 학생들이 제출한 서류의 진위를 파악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다. 박 부장은 “제출 서류 외에도 중학교 교과 과정 범위 안에서 수학과 과학 내용을 질문하기도 한다”며 “중학교 교과 과정을 골고루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단계 소집 면접은 1단계 평가를 바탕으로 최종합격자(일반전형 128명, 사회통합대상자 32명)의 1.5배수 내외를 선별해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정원 외 전형 응시자를 포함해 총 238명이 소집 면접을 봤다.
면접은 구술평가로 진행된다. 지난해의 경우 4개 문항이 출제됐으며, 30분 정도의 준비 시간을 준 뒤 학생들이 답을 하도록 했다. 수학과 과학을 기반으로 국어, 인문학, 인성까지 아우르는 융합형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그간 세종과학고는 기출문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부터는 학생들의 준비를 돕기 위해 홈페이지에 전년도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다.
박 부장은 “문제가 어려워 보이지만, 중학교 수준의 지식으로 충분히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있다”며 “평소 주어진 문제를 스스로 변형해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 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과학고는 실제 수업에서도 학생들에게 이 같은 사고 훈련을 하도록 한다. 박 부장은 “학생의 대답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면접관이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다”며 “이 때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답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멘토링 제도 활성화
세종과학고는 작년부터 의대·치대·한의대 지망 학생에 대한 불이익 규정을 신설했다. 세종과학고 학생들은 의예·치의예·한의예과 지원을 위한 추천서를 교내에서 받을 수 없으며, 관련 학과에 진학할 경우 재학 중 지원받은 장학금을 반납해야 한다. 박 부장은 “과학고의 본래 취지를 지키기 위한 정책”이라며 “과학기술 분야에서 이공계 인재를 꿈꾸는 학생이 지원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종과학고의 사회통합대상자 전형은 지원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박 부장은 “사회통합대상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고 자신의 재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수학과 과학에 흥미가 있다면 적극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과학고는 학교의 모든 시설이 과학고에 특화돼 설계돼 있어 학생들에게 최적화된 학교생활을 제공한다. 또 멘토링 제도가 활성화돼 있어, 학생들이 과제 연구와 소논문(R&E) 활동 등 수학·과학 관련 연구 활동을 진행할 때 교사와 선배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박 부장은 “수학과 과학에 흥미와 관심이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지속할 수 있는 끈기를 갖춘 학생들이 세종과학고에 지원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