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1904년 로버트 스콧 대령이 이끄는 영국의 스콧 원정대가 남극 대륙을 탐사했다. 원정대는 당시 최고 기록인 남위 82도 17분까지 도달했다.
그런데 원정대가 수집한 표본에 남아 있는 남세균(엽록소가 있어 광합성을 하는 세균)이 그간 남극의 기후 변화 추이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앤 융블루트 영국 자연사박물관 박사팀은 스콧 원정대가 로스 섬과 맥머도 빙붕에서 수집한 표본에 남아있는 남세균 덩어리들을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와 분광 분석법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덩어리 7개에서 남세균이 생성하는 독소인 ‘시아노톡신’을 확인했다. 또 7개 중 6개 덩어리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MCN)’이, 나머지 1개에서는 ‘베타-N-메틸아미노-L-알라닌(BMAA)’이 검출됐다. ‘아나톡신-에이(a)’는 검출되지 않았다.
MCN과 BMAA, 아나톡신-a는 모두 시아노톡신의 일종으로, 각각 다른 종류의 남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다. 특히 BMAA는 그간 열대와 온대 표본에서만 발견된 독소다.
융블루트 박사는 “인간의 발길이 닿기 전 남극의 생태가 지금과 달랐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현재 표본과 비교분석하면 최근 100여 년간 남극 대륙이 기후변화로 얼마나 달라졌는지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유럽 조류학 저널’ 4월 5일자에 실렸다.
doi:10.1080/09670262.2018.1442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