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 이론을 세상에 내놓은 사람은 영국의 '괴짜'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이다. 그는 자신의 전공인 대기화학뿐 아니라 천문학 기상학 지구과학 생태학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를 편력하며 '가이아 이론'이란 독특한 가설을 만들어 냈다.
과연 지구 이외의 다른 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할까. 이 물음은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류가 줄곧 품어 온 원초적 의문의 하나다. 그러나 그 해답을 얻기 위해 본격적으로 탐구가 시작된 것은 극히 최근에 이르러서인데, 필경 로켓을 사용하여 대기권 밖으로 탐사 장비를 실어보낼 수 있게 된 196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외계의 생물체 탐색을 구체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NASA의 화성탐사 계획
잠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1960년대 중엽, 화성에 최초로 탐사선을 보내려고 바쁘게 돌아가던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정황을 생각해보자.
그곳에 근무하던 생물학자들에게 부여된 사명은 화성에 안착한 무인탐사선이 그 행성에 생물체가 존재하는지를 실수 없이 밝혀낼 수 있는 탐사장비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 장비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도 안되고 쉽게 고장이 날 수 있을 정도로 너무 정교해서도 안된다. 당시 NASA에 근무하는 생물학자들은 과연 어떤 생명체 탐사장비를 개발해냈을까?
당시 NASA의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에서 채취한 토양이 박테리아나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들을 생육시키기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장비를 고안하고자 노력했다. 그들은 만약 화성에 생물체가 존재한다면 그 증거는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토양 중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자취를 찾아봄으로써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래서 화성 표면에 무인탐사선이 안착하면 기계손을 뻗어서 토양 시료를 채취해 그 속에 포함된 각종 유기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자동화된 분석장치를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단백질이나 아미노산과 같은 물질들은 편광을 띤 빛에 쪼였을 때 왼쪽으로 굴절되는 광학적 활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자동분석의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그 당시에 무인 탐사선에 실어보낼 분석장치를 개발하는 연구팀의 일원으로 NASA에 초빙되었던 한 연구자는 구태여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지 않고서도 생명체의 존재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먼저 그는 만약 화성 탐사선이 지구로 치면 남극 지방이나 고비 사막에 해당하는 그런 극단적인 환경의 지역에 착륙한다면 설령 화성에 생물이 존재하더라도 생물의 자취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그래서 토양 시료에 의존하지 않는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화성의 대기 조성을 조사해보는 것이었다.
생물의 흔적은 대기권에
그는 생물체는 어느 행성에 존재하든지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의 수송 매개체로서 대기권을 이용하고 물질대사의 결과 생성된 노폐물의 처분 장소로는 물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생물들의 작용으로 대기권의 화학적 조성이 달라지고, 따라서 생물체가 존재하는 행성의 대기는 생물체가 존재하지 않는 행성의 대기와 뚜렷하게 구별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발전시키면서 그는 먼저 지구를 모델로 해 대기권 조성을 검토했다. 그 결과 다른 어느 행성에도 존재하지 않을 듯 싶은 지구의 대기권 성분에 대한 가장 그럴 듯한 설명은 그것이 다름 아닌 지구 위의 생물들에 의해 하루하루 착실하게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지구 대기권에서 보여지는 분명한 엔트로피 감소 현상―다른 말로 표현하면 대기권 기체들의 영속적인 비평형 상태를 의미한다―을 생물의 활동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한 예로서 지구의 공기 속에 메탄가스가 산소와 함께 존재하는 현상을 들었다. 태양빛을 쬐면 두 기체는 서로 화학적으로 반응하여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바뀐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 일어나는 속도는 대단히 빨라서 현재 공기 중에 존재하는 만큼의 메탄가스 농도가 유지되려면 매년 적어도 10억t 정도의 메탄가스가 대기 중으로 유입돼야 한다.
더구나 메탄가스를 산화시키는데 필요한 산소가 소모되는 메커니즘이 여러가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산소는 메탄가스의 양보다 적어도 두 배가 더 필요하다. 따라서 만약 이 두기체가 무생물적으로만 생성된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는 현재 대기권에 존재하는 양의 1백분의 1도 채 설명할 수 없게 된다.
마찬가지로 지구 대기권에 존재하는 이산화질소나 암모니아와 같은 희귀 기체들의 존재도 만약 생물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이미 오래 전에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심지어 질소의 존재도 만약 지금과 같은 규모의 해양이 존재한다면 당연히 화학적으로 보다 안정한 질산염의 형태로 바다에 용해되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기권 조성의 79%를 차지하는 특이성을 보인다.
지구 대기권 조성이 지구에 생물에 존재함을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는 것을 발견한 그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던 화성의 대기권 조성이 지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을 들어서 화성에는 생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1960년대에는 이런 그의 주장에 동조하는 과학자들을 찾기가 대단히 어려웠다. 그러나 1975년 화성에 처음 안착한 바이킹 우주선이 어떤 생물의 존재도 발견하지 못함으로써 그의 예언은 마침내 증명됐다.
발명가 러브록
이처럼 처음에는 외계의 행성에서 생물의 존재를 찾는 연구에 골몰하다가 급기야는 지구로 관심을 돌려서 대기권(atmosphere) 이 생물권(biosphere)의 역동적인 연장물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식했던 사람이 바로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이라는 영국의 대기과학자다.
러브록은 1919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그는 영국의 런던 대학교와 맨체스터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는데 특히 젊은 시절의 대부분은 대기화학자로서, 그리고 분석화학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보냈다. 화학자로서 러브록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은 시료중에 존재하는 미량의 기체상 물질을 분리해낼 때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분석장비인 가스크로마토그라프(gaschromatograph)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이다.
가늘고 긴 유리관에 적당한 흡착제를 채우고 한쪽 끝에서 분석하고자 하는 시료의 약간을 주입하고 일정한 압력을 가하면 시료 속에 포함된 각 물질들은 관을 통과하는 시간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다른 끝에서는 이들이 각각 분리되어 나온다. 가스크로마토그라프는 이러한 분별흡착의 원리를 이용하여 혼합물 속에 들어있는 기체 상태의 물질들을 분석해낼 수 있는 장비다.
그러나 러브록 이전의 가스크로마토그라프는 미량 화합물 분리에는 탁월한 성능을 발휘 했지만 분리해낸 각 물질들의 농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해내는 데에는 결점이 많은 기기였다.
이 점에 착안, 러브록은 가스크로마토그라프의 검출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전자 포획검출기(electron capture detector)를 발명했다. 이로써 가스크로마토그라프의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비로소 공기나 토양 중에 들어있는 DDT와 같은 유기염소성 살충제와 각종 농약류, CFC나 PCB와 같은 잔류성 유해 화학물질들의 정량분석이 가능 해졌다.
러브록은 이 발명품과 다른 몇가지 부속적인 발명품들의 특허권을 팔아서 그 로열티로 충분히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게 되자, 그 뒤부터는 어느 기관이나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고 오직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독립적인 과학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이내 월트셔라는 영국의 시골 마을에 안주하여 한때는 물방앗간으로 쓰였던 건물을 실험실과 연구실로 개조하여 오늘날까지 연구와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소속 거부하는 과학계의 자유인
러브록은 이처럼 자신이 어느 대학이나 연구소에 소속되지 않음으로써 과학계의 고질적인 학문적 분파주의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에 젖어들 수 있었다고 여러 저서들에서 고백하고 있다. 이같은 자유로운 과학적 편력이 가이아 이론이라는 독특한 이론을 낳게 되었을 것이다.
러브록의 자유분방한 과학적 탐구는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물리학이니 생물학이니 하는 어느 한가지 과학 분과에 집착하지 않았다. 천문학 기상학 지구과학 생태학 고생물학 미생물학 분석화학 해양학 등 자연과학의 거의 모든 분야는 물론,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나 로봇공학 같은 공학의 영역에까지 지식의 폭을 넓혔다.
그는 특히 자신의 주전공 분야인 대기화학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1971년에는 자비로 해양조사선 새클턴 호(RV Shackleton)를 타고 영국에서 남아메리카까지 여행하면서 자신이 만든 가스크로마토그라프로 대기중의 할로겐 화합물과 황 화합물 농도를 직접 측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에 근거하여 러브록은 현대의 과학이 전문 분야별로 너무나 세분화되어 있는 나머지 '과학자들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잘못'을 너무나 쉽게 범하고 있다고 한탄하기도 한다. 러브록의 눈에 비친 오늘날의 과학자상은 이렇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정부 기관이라든지 대학, 또는 다국적 기업과 같은 거대 기관들에 소속되어 있다. 따라서 그런 곳에 소속된 과학자들은 비록 과학의 분야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개인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그들 각자는 자신이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여느 봉급쟁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그들은 사고의 자유(freedom of thought)를 포기하는 대신 좋은 작업 환경, 나쁘지 않은 보수, 해고 없는 자리, 연금 보장 등의 혜택을 누리는 것에 불과하다. 그들은 또한 관료주의의 억압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연구비를 지급하는 기관으로부터 생명보험회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관료기구들이 그들을 괴롭히는가 ?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속해 있는 학문 분야의 편협한 분파주의에 의해서도 알게 모르게 억압받고 있다. 오늘날 물리학자들은 화학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기 어려우며 생물학자들은 물리학 연구에 뛰어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같은 학문적 분파주의를 비롯한 여러 구조적인 제약들에 의해서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관례적인 지식에만 의존하고 번쩍이는 영감이라든지 탐욕적인 호기심이라든지 하는 것은 전혀 키워볼 수 없게 되었다. 자유를 빼앗김으로써 과학자들은 까다로운 논문 형식에나 집착하게 되고, 마치 중세기의 신학자들처럼 아집에 빠진 존재로 전락하게 되었다."(제임스 러브록, '가이아의 시대')
조용한 실천주의자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은 지구와 인류의 운명에 대한 성찰을 포함함으로써 불가피하게 지구환경 문제와 깊이 관련된다. 러브록은 자신의 여러 논문과 저서들에서 과거 40억년 동안 화산폭발이나 유성충돌과 같은 무수히 많은 지질학적 대재난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이아는 그 영속성을 지켜왔다는 점을 지적하곤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은 가이아가 인간에 의한 어떤 환경오염 행위에도 불구하고 쉽게 손상되지 않을 만큼 강인한 존재라는 식으로 일부 독자들에게 인식되기도 한다. 그의 이런 설명은 비록 생물권의 강인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는 하지만 한때는 환경보호론자들의 오해를 불러 일으켜 '기업가와 자본가들의 앞잡이'로 매도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가이아 이론에서 지구 생물권의 강인함만을 지적한 것은 아니었다. 생물권으로 대표되는 지구환경은 마치 우리 몸과 같아서 팔다리에 해당하는 부분은 설령 크게 손상되더라도 별로 지장이 없을 수 있지만 심장이나 허파, 두뇌에 해당하는 부분에 어떤 위해가 가해진다면 그 영향은 크게 증폭되어 나타날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였다.
러브록은 이처럼 환경오염에 민감한 부분으로 열대 삼림과 대륙붕 지역을 들었는데, 만약 인류가 열대 삼림의 파괴와 해양오염 같은 현재의 작태를 지속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가이아의 지구 조절작용이 크게 손상되어 인류를 포함하는 전체 지구 생물권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하곤 했다.
범지구적인 환경오염을 가이아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러브록은 가이아의 한 부분인 인류와 가이아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 자신이 스스로 모범적인 삶을 실행하는 말없는 실천가이기도 하다. 그는 과학자로서의 부귀와 명예를 마다하고 저명한 연구소나 대학에 몸 담는 대신 외부와 격리된 자신만의 연구실에 틀어 박혔다. 또 그는 도시의 낭비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대신 소박한 전원생활에 만족하였다.
가이아 이론은 스스로 정원을 가꾸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때로는 숲 속에서 자연의 소리를 즐기는 그의 소박한 생활 철학과 다양한 과학 분야를 마음껏 편력하면서 사고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던 끝없는 열정이 어우러져 이룩된 귀중한 보물임에 분명하다.
미생물은 어떻게 지구진화를 지배해왔나
가이아 이론을 발전시키는데 가장 영향을 미쳤던 과학자는 미국 보스턴대 미생물학자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였다. 러브록과 마굴리스는 생물들이 지구의 물리 화학적 환경을 조절한다는 증거들을 함께 수집했으며 그 연구 결과를 공동 논문으로 발표하곤 했다.
특히 마굴리스가 밝혀낸 미생물의 역할이 가이아 이론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가이아 이론의 핵심은 생물권이 지구의 화학적 물리적 환경을 조절함으로써 이 행성을 건강하게 유지시킨다는 데 있다.
여기서 지구환경을 조절하는 생물권 대표주자는 우리 인간이 아니며 우리들이 주변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동물이나 식물들도 아니다. 마굴리스는 생물권의 주체는 바로 박테리아로 대표되는 미생물군이라고 주장했다.
지구상에 나타난 최초의 생물은 아마도 혐기성 종속영양생물이었을 것이다. 이 미생물들은 현재 지구의 대기 조건과는 전혀 다른 환원성 대기 속에서 무생물적으로 합성된 유기물질들을 섭취하면서 생활을 영위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먹이가 되는 유기물들이 점차 고갈되면서 미생물들은 스스로 먹이를 합성하는 방법을 고안해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때 최초로 생겨난 자가영양생물이 남조류(blue-green algae)라고 불리는 광합성 박테리아였다. 이 미생물은 태양 에너지를 사용하여 간단한 무기물질로부터 유기화합물 먹이를 합성할 수 있었고 부산물로 기체 상태의 산소를 방출했다.
산소가 대기 중으로 유입됨에 따라서 에너지 이용 효율이 훨씬 더 높은 호기성 미생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와 동시에 대기권의 상부에는 오존보호막이 점차 형성돼 지구 전역으로 생물들이 퍼져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구에서 생물이 처음 탄생한 후 약 38억년까지 미생물들만의 지구는 처음 약 15억년 동안이었다. 그동안 미생물들은 이산화탄소로 충만된 대기를 질소와 산소가 점유하는 대기권으로 바꾸어 놓았다.
뿐만 아니라 미생물들은 진화를 거듭하면서 오늘날 우리 몸을 구성하는 진핵세포의 근간이 되기도 했다. 이같은 원시 원핵세포(prokaryotes)에서 진핵세포(eukaryotes)로의 생물 진화의 역사를 마굴리스는 박테리아들의 공생의 결과로 해석하기도 한다.
즉 진핵세포의 핵 엽록체 미토콘드리아 편모 등의 세포내 소기관들은 원래는 독립적인 생활을 하던 박테리아였던 것이 세포 공생의 결과 오늘날의 진핵세포를 이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러브록과 마굴리스는 미생물들이 비단 대기권의 조성만을 조절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해양과 토양 조성을 변화시키는 데도 엄청난 기능을 발휘 한다는 점을 밝혔다.
즉 해양성 플랑크톤에 해당하는 미생물들은 대양에 녹아있는 칼슘을 탄산칼슘으로 변화시켜 바다 밑바닥에 퇴적시킴으로써 해양의 칼슘 농도와 대기권의 이산화탄소 농도 조절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해양의 염분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하천을 통하여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황(sulfur)을 비롯한 각종 필수 원소들을 다시 바다에서 육지로 반송시키는 메커니즘에 플랑크톤의 능동적인 관여가 작용한다는 사실도 이들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한편 육지에서는 토양 미생물들이 죽은 동식물들의 사체를 분해시켜 토양에 유기질을 공급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암석을 풍화시켜 토양으로 변화시키는 데에도 미생물의 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마굴리스의 가설에 따르면 우리 인류를 포함하는 오늘날의 대형 생물들은 모두가 원시 미생물들의 집합체에 불과하다. 따라서 미생물들은 바로 지구 생물권 그 자체이며 오늘날에도 지구의 대기와 해양과 토양의 조성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있는 주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