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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중국 유학일기] 한 학기 27학점 이수, 우한대의 1년 3학기

우한대는 1년에 총 3학기가 있다. 3학기제는 올해부터 도입됐다. 1학기와 2학기는 17주지만, 3학기는 4주로 짧다. 3학기가 생기면서 여름방학이 2주 정도 짧아졌다. 중국은 대체로 한국보다 방학이 짧다. 겨울방학도 5주 정도고, 크리스마스도 시험 기간이다. 
중국 대학의 과목 분류는 전공 필수, 전공 선택, 교양 필수, 교양 선택으로 나눠진다. 수강신청은 한국처럼 온라인으로 한다. 
교양 필수 과목은 중국 학생의 경우 중국의 정책과 사상에 대한 수업, 군사 이론과 훈련 수업, 영어 수업이다. 중국은 국가에서 진행하는 정책과 사상을 제도적으로 교육한다.
중국 학생은 매주 정책과 사상에 대한 짧은 설명을 듣고 퀴즈를 푼다. 가령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경제 무역 정책이 무엇인가’ 같은 퀴즈가 나온다. 유학생은 이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된다.
대신 유학생은 중국어, 중국 문화, 중국 개황 수업을 듣는다. 중국 문화 수업은 중국의 문화, 예술, 건축, 서법 등 내용이 상당히 많고 어렵다. 이 수업에서 주로 중국의 전통 사상과 미덕, 시가(詩歌)를 배웠다. 
전통 사상에서는 유가, 도가, 불가 등을 배운다. 전통 미덕으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孝顺父母), 노인을 존중하고 어린아이를 사랑해야 한다(尊老爱幼)’와 같은 내용을 배운다.
중국 시가에서는 이백과 두보 그리고 소식(苏式·소동파)이라는 시인들의 사상과 시를 공부한다. 이백과 두보는 한국의 교과서에도 나오는데, 중국 문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중국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이백과 두보의 시를 배운다고 한다. 
과목마다 학점에 비례해 난이도는 극명하게 달라진다. 1, 2학점 과목은 점수도 잘 주고 수업 내용도 단시간에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3학점 과목부터는 평소에 공부해야만 따라갈 수 있을 만큼 내용이 아주 많다. 
유학생 전용 수업은 외국인 대상이어서 난이도가 비교적 낮다. 교수님의 발음도 정확하고, 말하는 속도도 느리다. 하지만 중국 학생들과 함께 듣는 수업은 대부분 어렵다. 교수님 말에 사투리가 섞이기도 하고, 때로는 판서 글씨를 알아보기 어렵다. 그러면 보통 책과 강의자료로 혼자 공부한다. 중국 학생들도 수업만으로는 따라가기 어려워 무조건 복습한다. 
중국 학생과 유학생 모두 체육 수업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 농구, 축구, 배구, 테니스, 탁구, 무술, 태극권, 요가 등 다양한 수업이 개설된다. 나는 요가를 선택했는데, 요가는 여성만 선택할 수 있다. 두 손을 활짝 펴고 위로 쳐드는 동작 등 가끔 중국스러운(?) 자세들이 있어 신선하다. 
또 다른 교양 필수 수업 중 하나로 이번 학기에 나는 ‘인문고전입문’을 들었다. 수업의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전을 원문으로 봐야 해서 어려운 수업이었다.
수업 교재는 우한대에서 편집한 것으로, 앞부분은 논어와 장자, 사기, 문심조룡, 홍루몽 등 중국 고전이고, 뒷부분은 파이돈(Phaidon·플라톤의 중기 대화편), 국부론, 정의론 등 서양 고전이다. 서양 고전도 영어 원문이 없고 중국어로 적혀 있다. 
1학년 때 듣는 전공 필수 과목은 ‘컴퓨터과학입문’ ‘디지털논리’와 ‘디지털회로’ ‘이산 수학’ 등이 있고, 전공 선택 과목으로는 ‘회로와전자학기초’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 기초’ 등이 있다. 
지난 학기에는 컴퓨터과학입문을 들었다. 이론 수업과 실습을 병행하는 과목이었는데, 이론 수업에서는 컴퓨터의 운영체제나 IP주소에 관한 내용을 배웠는데, 실습에서는 이론에서 배운 것을 해보는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것을 했다.
예를 들어, ‘아두이노’라는 코딩 프로그램을 이용해 마이크로 보드를 컴퓨터에 연결한 뒤 버튼에 따라 파란색, 빨간색 등 켜지는 불의 색이 달라지게 코딩을 했다. 
중국 대학에서 한 학기를 보낸 소감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침 8시에 수업을 시작해서 가장 늦게는 밤 9시에 끝났다. 총 27학점을 들었는데, 쉬운 과목이 없었다. 쉽겠다고 생각한 외국인 교양에도 시간을 꽤 들여야 했다. 전공 수업 내용도 너무 방대했다. 
당시에는 상황 자체가 너무 힘겨웠다. 밤 9시에 실습수업이 끝나면 외국인 기숙사로 항상 혼자 돌아와야 했다(같은 학과 친구들이 사는 기숙사가 외국인 기숙사와 반대 방향에 있다). 친구들과 인사하고 혼자 걸어가며 그날 하루를 되돌아보는데, 열심히 하지만 진척이 없고 친구들에게 방해만 되는 것 같아서 많이 속상했다. 
하지만 다음 학기부터는 더욱 열심히 할 것이고, 여러 행사에도 많이 참여해 더 많은 중국 친구들을 사귈 것이다. 그렇게 하려고 얼마 전에는 외국인 기숙사가 아닌 학과 친구들이 사는 곳으로 이사했다. 앞으로는 계속해서 전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고 점점 중국어 실력과 전공 지식을 쌓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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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임형은 우한대 소프트웨어학과 1학년
  • 에디터

    김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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