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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인터뷰] 꿈은 달라도 출발은 전기·정보공학부에서

 

신학기 개강을 앞둔 2월 27일.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새내기로 입학하는 1학년 3명과 어느덧 ‘헌내기’가 돼버린 17학번 2명을 공대 휴게공간에서 만났다. 출신 고등학교도, 꿈도 다른 이들은 미래의 후배들을 위해 자신이 전기·정보공학부에 입학할 수 있었던 비결과 학교생활 이야기를 풀어놨다.

 

 

면접 학원보다 개인 연구가 도움_18학번 박경만


“수시모집 면접을 준비하는 학원에도 다녀 봤지만, 실제로 가장 도움이 됐던 건 제가 했던 연구였어요.”

 

18학번 새내기인 박경만 씨는 자율형사립고 출신으로,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통해 합격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지역별 교육환경의 격차로 인한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해 전국 모든 학교에서 두 명씩 학교장 추천을 받아 서류와 면접 평가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면접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면접관이 자유롭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고, 박 씨 역시 그랬다고. 하지만 박씨는 “정작 면접 학원에서 준비했던 내용은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면접관이었던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박 씨가 고등학교에서 진행한 연구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질문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고등학교 1학년때 컴퓨터 동아리에 가입해 인공지능을 공부하 는 그룹을 만들었다. 이때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2학년에 올라가서는 점이나 그림을 그린 뒤 이를 움직였을 때 그 궤적을 기억해 복구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면접에서 박 씨가 받은 질문은 대부분 이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었다. 어떤 알고리즘을 써서 만들었는지, 그 원리는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면접 내내 이어졌다. 학원에서 집중적으로 준비했던 부분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직접 진행한 연구였던 만큼 막힘없이 답할 수 있었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박 씨는 “중학생 때부터 컴퓨터와 책읽기, 글쓰기를 좋아해 세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컴퓨터공학자를 꿈꿔왔다”며 “대학에서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꿈을 구체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회장 활동 적극성으로 승부_18학번 홍선우


영재학교를 졸업한 18학번 홍선우 씨는 수시모집 일반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일반전형은 지역균형선발전형과 달리 45분 동안 수학 문제를 풀고 면접관들 앞에서 15분 동안 설명하는 면접 및 구술고사를 본다.

 

지역균형선발전형보다 면접의 중요성이 크기는 하지만 1단계 전형에서 서류전형 만으로 지원자를 2배수로 추리기 때문에 서류전형의 중요성도 만만치 않다. 서류전형에 제출할 서류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등 지역균형선발전형과 동일하다.

 

학생회장 출신인 홍 씨는 적극성이 돋보이는 케이스다. 인간의 뇌를 모사한 컴퓨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직접 서울대 공대 홈페이지를 뒤져가면서 학부마다 어떤 연구를 진행하는지 조사했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자료와 선배들의 전공 설명회에 참석해 얻은 정보를 토대로 전기·정보공학부에서 컴퓨터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진로를 이리로 정했다.

 

이런 적극성은 입시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그는 “학생회장을 하면서 인근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초등학생 멘토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제안해 실제로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한 점이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목고는 내신 준비가 곧 입시 준비_18학번 표재우
영재학교 출신으로 수시 일반전형을 거쳐 입학한 18학번 표재우 씨는 “내신 성적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서류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결국 변별력을 갖는 부분은 내신 성적이라는 것이다.

 

표 씨는 특히 “영재학교의 경우 학교 수학 시험이 서울대 구술시험처럼 증명을 하는 방식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내신을 준비하는 것이 곧 대입 구술시험을 준비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과학고와 영재고는 내신이 절대평가 방식이어서 친구들과의 경쟁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영재학교 출신인 홍선우 씨 역시 “기숙사에 살면서 친구와 정해진 시간마다 문제풀이를 하면서 서로에게 조언해줬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표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1년 동안 미국에서 지내면서 컴퓨터공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때 조지아공대 컴퓨터 공학 연구실에서 인턴을 하면서 어떤 학문을 하든지 컴퓨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배울 수 있는 전기·정보공학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험에서 진로 모색_17학번 김지수


“전국 규모의 고등학생, 대학생 학회를 만들고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왔어요. 지금은 3월에 열릴 서울대 지식강연인 테드(TED) 준비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학부 2학년이 된 김지수 씨는 입학 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중이다. 고등학교 시절 신재생 에너지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고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를 목표로 했다. 하지만 서울대 공대에서 개최하는 공학프런티어캠프에 참가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전기에너지와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하는 스마트그리드에 관심이 생기면서 전기·정보공학부로 진로를 변경했다.

 

처음에 선생님들은 만류했다. 지금까지 에너지자원공학부에 맞춰 서류전형을 준비해 왔는데 전기·정보공학부로 바꾸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씨는 “내가 해 왔던 활동이 모두 전기·정보공학부와 관련된 것이 아닐지라도, 이 학과가 나를 원한다면 합격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서류에도 자신의 진로가 구체화되는 과정을 진솔하게 기술했고, 결과는 합격이었다.

 

김 씨는 작년 1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했다. 전국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3D 프린팅 학회를 만들어 세미나를 개최했다. 절단장애인들을 위한 의수를 3D 프린터로 출력해 만들어 주는 봉사활동도 기획했다. 또 여름방학에는 베트남에 해외 봉사를 다녀왔다.

 

그는 이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스타트업을 시작할 계획도 있다. 그는 “대학 입학 때 꿈꿨던 스마트 그리드와는 관련 없어 보이는 활동들이지만, 고등학교 시절 그랬던 것처럼 자유롭게 경험하면서 진로를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학프런티어캠프 참가 뒤 전공 결정_17학번 김재원


2학년인 김재원 씨도 서울대 공대가 개최하는 공학프런티어캠프에서 전공 선택에 결정적인 도움을 받았다. 그는 “컴퓨터공학부 연구실을 견학하면서 좁고 깊게 공부하 는 분야라 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뇌-컴퓨터 연결 기술(BCI·Brain Computer Interface)에 관심이 많았던 김 씨는 캠프 이후 컴퓨터공학과 전자공학 등을 폭넓게 배울 수 있는 전기·정보공학부로 진학을 결심했다.

 

현재 김 씨는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미래 후배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캠프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서울대 공대 학생홍보기자단으로 활동하면서 소식지를 만들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고, 사회적 이슈를 공학의 눈으로 보는 글을 쓰고 있다. 캠프를 준비하고 소식지를 만들면서 후배와 동료들을 돕고 동시에 자신의 진로도 탐색하고 있다고.

 

김 씨는 “전기·정보공학부 졸업생 중에는 스타트업, 변리사, 로스쿨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많고 많은 기업에서 우리 학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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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 사진

    이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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