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피하기 위해 남성이 피임약을 먹는 날이 머지않았다. 그동안 남성 피임약의 문제였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테파니 페이지 미국 워싱턴대 약대 교수팀은 남성 경구 피임약 후보물질인 DMAU(Dimethandrolone Undecanoate)가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며, 간 손상에 있어서도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를 3월 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100회 내분비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기존에 나온 경구용 테스토스테론은 간 손상 위험이 있고, 1일 2회 이상 복용해야 한다는 문제점 때문에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연구팀은 18~50세 건강한 남성 100명을 3개 그룹으로 나눠 4주 동안 DMAU를 각각 100mg, 200mg, 400mg씩 먹게 했다. 그 결과 최고 용량인 400mg을 복용한 남성의 테스토스테론과 정자 생산에 필요한 여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형성호르몬(LH)의 수준이 모두 현저히 감소했다. 간이나 신장에 손상을 일으킬 위험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지 교수는 “DMAU에 들어 있는 운데카노에이트(U)는 긴 사슬 형태의 지방산으로 체내 분해 속도가 느린 편”이라며 “1일 1회 복용해도 약효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