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추운 겨울 잠잘 때 유용한 ‘잇템’이 있습니다. 뽀송뽀송 털이 달린 일명 ‘수면 바지’와 ‘극세사(極細絲) 담요’입니다. 면이나 모 등 다른 섬유보다 두툼하면서도 가볍고, 동물털이 아닌데도 폭신하고 따뜻합니다. 왜 그럴까요.
수면바지의 원재료는 극세사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매우 가느다란 실로 만들었습니다. 굵기가 머리카락의 약 100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양털의 굵기가 머리카락의 4분의 1이니, 얼마나 얇은지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가느다란 실을 여러 개 모아 함께 꼰 다음 이것으로 천을 만든 것이 바로 극세사천입니다. 실과 실 사이의 아주 작은 공간마다 공기를 담고 있어 외부에서는 찬바람의 유입을 막고, 옷 속의 데워진 공기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켜줍니다. 특유의 보드라움도 극세사의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스타킹이나 바지, 등산복 안감으로 많이 쓰이는 기모(起毛)는 무엇일까요. 기모는 실이나 천의 이름이 아니라, 섬유를 긁어서 천의 표면에 보풀을 만드는 가공법입니다. 기모를 만들면 보풀이 생긴 공간에 공기가 머물면서 따뜻함을 유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