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가 초음파를 이용해 길을 찾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람이 만든 빌딩 같은 인공구조물에서는 그 능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박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다.
스테판 그레이프 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연구소 연구원팀은 박쥐가 건물의 유리창처럼 매끈하고 수직으로 서 있는 물체는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 9월 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쥐귀박쥐 21마리가 어둠 속에서 사각형의 인공 터널을 비행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터널 모퉁이에는 표면이 매끈한 금속판을 지면에 수직한 방향과 수평한 방향으로 각각 설치했다.
관찰 결과 박쥐 21마리 중에서 19마리는 적어도 한 번 이상 수직 방향의 금속판에 부딪힌 반면 수평한 금속판에 충돌한 박쥐는 없었다.
연구팀은 그 이유가 수직한 방향의 매끈한 구조물은 초음파를 다른 방향으로 반사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빌딩 주위에서 종종 부상당한 박쥐가 발견되는 이유가 건물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doi:10.1126/science.aam7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