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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천연 내비게이션, 자철석

광물이야기 시즌2 ❽ 철과 그 광물들 中

자성을 띠는 가장 대표적인 광물은 자철석이다. 자석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마그넷(magnet)’도 자철석(magnetite)에서 나왔다. 자철석은 철광석 중에서도 철 함량이 72.4%로 가장 높다. 결정 구조는 완벽한 팔면체이고, 긁으면 검은색 가루가 나온다. 조흔색이 검은색인 셈이다. 덕분에 조흔색이 붉은색인 적철석과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자철석이 들어있는 암석이 풍화된 곳 중에는 철 성분이 10% 이상 들어 있어서 검은색을 띠는 모래 둔덕도 있다. 이런 곳은 철광석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채광장이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자철석은 약 25억~18억 년 전에 형성된 퇴적층인 호상철광층에 주로 매장돼 있다.

 

‘천연 내비게이션’으로 활용


지금이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보편화돼 있어 목적지 정보만 있으면 휴대전화로 쉽게 길을 찾아갈 수 있지만, 이런 길잡이가 없었던 과거에는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자철석으로 만든 ‘천연 내비게이션’인 나침반을 썼다. 자철석 중에는 ‘길을 찾는 돌’로 불리는 로드스톤(lodestone)이라는 천연 자석도 있다.

 

자철석이 천연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지구 자체가 거대한 자석이기 때문이다. 철과 니켈로 이뤄진 고체 상태의 내핵을, 성분은 동일하지만 액체 상태로 추정되는 외핵이 둘러싸고 회전하면서 자기장을 형성한 것이다. 때문에 지구상에서 자성을 띤 물질은 지구 자기장에 반응한다.

 

기록에 따르면, 로드스톤이 처음 사용된 시기는 기원전 206년인 중국 한나라 때로 당시에는 점성술의 도구였다가 이후 11세기 송나라 때 나침반으로 쓰였다. 나침반은 인류의 4대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나침반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인류의 모험을 촉발 시켰고 대항해시대를 열어 세계화의 물꼬를 튼 일등 공신으로 평가 받는다.

 

 

인간의 뇌에도 자철석이?


과학자들은 자철석이 생체 내비게이션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철새 등 일부 조류와 회귀 물고기, 거북, 조개류인 키톤 등의 생체 내에 자철석이 들어있는데, 자철석이 지구 자기장에 반응해 길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에서 자철석이 장기기억 체계에 관여한다는 주장도 있다. 스페인 루이스 알케니스병원 연구팀은 뇌에 있는 미세한 자철석이 뇌세포가 만들어 낸 자기 신호를 감지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면서 장기 기억 형성에 관여한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은 독창적인 연구를 다루는 의학 저널인 ‘의학가설’ 2010년 2월호에 실렸다.

 

자철석만 보더라도 광물과 생명은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진화해 왔다. 생명체 자체가 광물로 이뤄진 지표와 물, 대기, 그리고 태양에너지에 바탕을 두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다.

 

 

이지섭_director@naturehistory.com
광물 수집가이자 이야기꾼. 현재 희귀광물 3000여 점을 전시하는 ‘민 자연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분야에 30년 넘게 근무하다 부사장으로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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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지섭 민 자연사연구소장
  • 에디터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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