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뇌에서 나타나는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수술 중인 환자가 마취에서 깨어날지 여부를 알아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승환, 정우성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팀과 노규정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팀은 마취 상태에서 의식을 잃고 회복하는 신경과학적인 원리를 밝히는 데 성공하고 ‘휴먼브레인맵핑’ 9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신마취 환자의 뇌에서 나오는 뇌파를 물리학의 엔트로피 개념을 도입해서 분석했다. 자연 상태의 물질은 질서가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변해가는데, 엔트로피는 그 ‘무질서도’를 뜻한다. 연구팀은 이 개념을 적용해 마취 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뇌파 리듬의 시간적인 변화를 분석해서 의식의 깊이와 수준을 수치로 나타냈다.
실제 전신마취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이 수치를 검증한 결과, 예측한 엔트로피 지표에 따라 환자의 뇌파가 감소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엔트로피 지표로 의식 수준을 측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현재 이 원리를 적용한 마취 심도 진단장치를 개발 중이다.
doi:10.1002/hbm.23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