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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승용차 강판이 ‘쿠킹호일’입니까?

과학기자의 괴담 해부 11

지난 7월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을 한 버스가 승용차를 들이받아 승용차에 탑승한 부부가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사고를 당한 승용차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찢기듯 손상돼 충격을 줬습니다. 도대체 강판을 어떻게 만들기에 그런 걸까요?


내수차 강판, 수출차보다 얇다?


대형 교통사고가 날 때마다 고개를 드는 괴담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실이 아닙니다. 두께를 다르게 만들려면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조립라인을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얼마나 비용이 많이 들겠습니까. 그리고 사실 자동차에서 강판 두께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세계 규격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내수차든 수출차든 외제차든 0.8mm 정도로 대동소이합니다. 중요한 것은 강판의 재질입니다. 가공하기 쉬우면서, 가벼우면서, 충돌에 탄력적이면서 동시에 강도가 큰 재질일수록 좋은 강판입니다. 최근에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알루미늄보다 가볍지만 1mm2 면적당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해요. 물론 비싸서 대중적인 차를 만들 때는 쓸 수 없겠지만요.


구겨져야 오히려 안전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충격량 보존 법칙에 따라 사람이 없는 공간이면 차라리 구겨지는 게 충격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버스와 부딪칠 경우엔 충격량이 너무 큽니다. 차체의 무게가 승용차의 10배가 넘고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입니다. 부딪치는 위치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승용차의 앞과 뒤에는 ‘댐퍼’라고 하는 피스톤(+용수철) 구조가 있어서 충격을 흡수합니다. 측면이 부딪치면 에어백이 작동하고요. 그러나 7월 사고처럼 버스가 승용차에 올라타는 경우엔 방법이 없습니다. 차체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 천장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큰 차, 무거운 차를 탄다고 해도 조심해야 합니다.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S)은 무용지물?

졸음운전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는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 Autonomous Emergency Braking System)을 모든 광역버스에 의무적으로 장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EBS는 센서로 장애물을 인식해, 충돌 직전까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합니다. 급제동보다 차선을 바꿔 피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엔 전략적 판단도 내리죠. 여러 부품들이 관여하는 정밀 시스템이다보니 국산차에 적용된 국산 기술에 대해 의심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세계 최고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진짜 문제는 가격인데요. 기존 차량에 추가하려면 2000 만 원이 듭니다. 또 국내 광역버스의 80%가 AEBS를 적용할 수 없는 구형 엔진을 달고 있습니다.
 
충돌 실험한 차량에서 사람 목소리가?

자동차 충돌 실험을 하는 연구원들이 종종 겪는 으스스한 일입니다. 요즘 나오는 차량 중에는 ‘E-콜’이라는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있는데요. 사고로 보이는 상황이 벌어지면 자동으로 고객센터에 알리고, 고객센터가 스피커폰으로 긴급통화를 겁니다. 30초 안에 대답이 없으면 구조기관에 연락을 취하죠. 결국 차가 실험을 사고로 인식해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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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 도움

    김정하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 학장
  • 일러스트

    고고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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