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차 강판, 수출차보다 얇다?
대형 교통사고가 날 때마다 고개를 드는 괴담입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실이 아닙니다. 두께를 다르게 만들려면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조립라인을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얼마나 비용이 많이 들겠습니까. 그리고 사실 자동차에서 강판 두께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세계 규격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내수차든 수출차든 외제차든 0.8mm 정도로 대동소이합니다. 중요한 것은 강판의 재질입니다. 가공하기 쉬우면서, 가벼우면서, 충돌에 탄력적이면서 동시에 강도가 큰 재질일수록 좋은 강판입니다. 최근에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알루미늄보다 가볍지만 1mm2 면적당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해요. 물론 비싸서 대중적인 차를 만들 때는 쓸 수 없겠지만요.
구겨져야 오히려 안전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충격량 보존 법칙에 따라 사람이 없는 공간이면 차라리 구겨지는 게 충격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버스와 부딪칠 경우엔 충격량이 너무 큽니다. 차체의 무게가 승용차의 10배가 넘고 빠른 속도로 달리기 때문입니다. 부딪치는 위치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승용차의 앞과 뒤에는 ‘댐퍼’라고 하는 피스톤(+용수철) 구조가 있어서 충격을 흡수합니다. 측면이 부딪치면 에어백이 작동하고요. 그러나 7월 사고처럼 버스가 승용차에 올라타는 경우엔 방법이 없습니다. 차체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 천장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큰 차, 무거운 차를 탄다고 해도 조심해야 합니다.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S)은 무용지물?
졸음운전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는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 Autonomous Emergency Braking System)을 모든 광역버스에 의무적으로 장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EBS는 센서로 장애물을 인식해, 충돌 직전까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합니다. 급제동보다 차선을 바꿔 피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엔 전략적 판단도 내리죠. 여러 부품들이 관여하는 정밀 시스템이다보니 국산차에 적용된 국산 기술에 대해 의심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세계 최고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진짜 문제는 가격인데요. 기존 차량에 추가하려면 2000 만 원이 듭니다. 또 국내 광역버스의 80%가 AEBS를 적용할 수 없는 구형 엔진을 달고 있습니다.

자동차 충돌 실험을 하는 연구원들이 종종 겪는 으스스한 일입니다. 요즘 나오는 차량 중에는 ‘E-콜’이라는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있는데요. 사고로 보이는 상황이 벌어지면 자동으로 고객센터에 알리고, 고객센터가 스피커폰으로 긴급통화를 겁니다. 30초 안에 대답이 없으면 구조기관에 연락을 취하죠. 결국 차가 실험을 사고로 인식해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