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가 먼 거리를 날면서 방향을 잃지 않는 이유는 자기장을 볼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철새에 방향을 인지하는 특별한 감각기관이 있다고 생각했다.
독일 올덴버그대 헨릭 무리슨 교수팀은 철새의 눈에 전자기장에 반응하는 단백질이 있고, 이 단백질이 뇌에서 시각을 담당하는 부위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 독일 온라인 국제저널 ‘공공과학도서관’(PLoS ONE) 9월 16일자에 발표했다.
철새의 눈에서 시각 정보를 감지하는 망막에는 자기장에 반응하는 ‘립토크롬’이라는 단백질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망막에 신경 추적물질을 넣고 조사한 결과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상 부위에 추적물질이 전달됐다. 그리고 뇌의 ‘클러스터 N’이라는 부위로 정보가 이동했다. 클러스터 N은 철새가 방향을 인식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다.
무리슨 교수는 “철새가 자기장을 인식하는 ‘망막-시상-클러스터 N’의 경로는 인간이 시각 정보를 인식하는 경로와 일치한다”며 “철새에게 북쪽은 까만 점과 같은 형태로 보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옥스퍼드대 리드보겔 교수는 “철새가 자기장을 본다고 주장하려면 신경 추적물질을 사용하는 간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실제 새가 방향을 감지할 때 시상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