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고 낡은 골프채처럼 보이는 표본 속 사진은 사실 철을 주성분으로 하는 운석이다. 지구로 진입하면서 받은 엄청난 열 때문에 마치 일부러 만든 것처럼 손잡이 모양이 생겼다. 이 표본은 하늘이 인류에게 준 선물인 철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철은 지각에서 무게 기준으로 네 번째로 풍부한 원소다. 또 지구 전체 광물 중에서 35%를 차지하는 압도적으로 풍부한 물질이다. 특히 철은 인간의 역사와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소재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에서 쓰이는 금속 소재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또 다양한 원소와 섞어 합금을 만드는 방식으로 그 쓰임새를 더욱 확장해 가고 있다.
철의 탄생
과학자들은 137억 년 전 ‘빅뱅’이란 사건으로 에너지와 물질 그리고 시공간이 태어나며 우리의 우주가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이때 원자번호 1, 2, 3번인 수소와 헬륨, 리튬원자가 생겨나 시공간으로 퍼져 나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최초의 원소들은 서로 뭉쳐서 덩치를 키워갔고, 약 1000만℃의 초고온과 초고압 환경에서 수소핵융합이라는 불이 붙게 됐다.
이렇게 태어나게 된 것이 별이다. 가벼운 별들은 수소핵융합과 헬륨핵융합 정도에서 수명을 마감한다. 태양보다 10배 이상 무거운 별은 핵융합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원자번호가 26인 철까지 만들게 된다.
원자번호 26, 질량수 56인 철(양성자수 26+중성자수 30)은 결합력이 가장 큰 안정한 원자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철이 형성된 뒤에는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너무 커져서 더 이상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어렵다. 철은 거대한 별의 일생에서 마지막 종착역이자, 핵융합이라는 용광로에 남은 재인 셈이다. 이렇게 철은 태어났다.
철은 지각에서 무게 기준으로 네 번째로 풍부한 원소다. 또 지구 전체 광물 중에서 35%를 차지하는 압도적으로 풍부한 물질이다. 특히 철은 인간의 역사와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온 소재다. 오늘날에는 전 세계에서 쓰이는 금속 소재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또 다양한 원소와 섞어 합금을 만드는 방식으로 그 쓰임새를 더욱 확장해 가고 있다.
철의 탄생
과학자들은 137억 년 전 ‘빅뱅’이란 사건으로 에너지와 물질 그리고 시공간이 태어나며 우리의 우주가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이때 원자번호 1, 2, 3번인 수소와 헬륨, 리튬원자가 생겨나 시공간으로 퍼져 나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최초의 원소들은 서로 뭉쳐서 덩치를 키워갔고, 약 1000만℃의 초고온과 초고압 환경에서 수소핵융합이라는 불이 붙게 됐다.
이렇게 태어나게 된 것이 별이다. 가벼운 별들은 수소핵융합과 헬륨핵융합 정도에서 수명을 마감한다. 태양보다 10배 이상 무거운 별은 핵융합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원자번호가 26인 철까지 만들게 된다.
원자번호 26, 질량수 56인 철(양성자수 26+중성자수 30)은 결합력이 가장 큰 안정한 원자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철이 형성된 뒤에는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너무 커져서 더 이상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어렵다. 철은 거대한 별의 일생에서 마지막 종착역이자, 핵융합이라는 용광로에 남은 재인 셈이다. 이렇게 철은 태어났다.
땅과 바닷속 철이 우리 손에 쥐어지기까지 약 46억 년 전 태양계 행성의 일원으로 태어난 원시 지구는 마치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덕분에 궤도 주변의 암석들을 끌어들이고 녹여서 자신의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던 소행성들의 폭격도 지구의 덩치를 키우는 데 한 몫했다.
그 충돌로 내부의 휘발성 기체들이 빠져나가면서 대기권이 생겨났다. 충돌 에너지로 더 뜨거워진 지구는 용융된 암석 덩어리 상태였다. 이때 상대적으로 무거운 철은 니켈과 함께 지구 중심부로 가라앉아 고체 상태의 내핵과 액체 상태의 외핵을 이루게 됐다.
이후 시아노박테리아가 출현해 광합성을 시작하면서 부산물로 산소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또 활발한 해저 화산 활동에 의해 지각에서 철과 규소가 풍부하게 방출되면서 지금의 바다와는 사뭇 다른 혼탁한 바다였다. 이 철과 산소가 반응해 대량의 산화철을 생성했다. 그 산화철이 적철석(Fe2O3)과 자철석(Fe3O4)으로, 약 25억~18억 년 전 사이에 대규모로 바닷속에 퇴적됐다. 산화철 사이에 약간은 붉은 빛을 띠는 벽옥(퇴적 환경에서 생성된 불순물이 포함된 이산화규소)이 함께 줄무늬를 이루고 있어 호상철광층이라 부른다(과학동아 2015년 7월호 ‘옛 지구의 속살을 보다’ 참조).
이 호상철광층은 산소농도가 높을 때는 적철석으로, 산소농도가 낮을 때에는 자철석으로, 그리고 바닷물에 함유된 철이 부족할 경우에는 석영질의 벽옥으로 퇴적층을 이뤄 지구 역사를 잘 기록하고 있다. 18억 년 전 이후에는 바다에 녹아 있던 철이 거의 소진되면서 산화철 퇴적층은 줄어들게 된다.
몇 억 년 동안 퇴적된 이 철광층이 이후 지질활동에 의해 지상으로 융기됐고, 연간 약 17억 t이나 채굴되는 철광석의 주요 광상으로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자원이 되고 있다.
필자는 지구 역사의 속살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서호주의 필바라 지역에서 채집된 표본과 남아프리카 카프발 출신의 표본을 가지고 있다. 두 지역은 비록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유사한 지층 형태를 보여주고 있어서 학계에서는 이를 토대로 지구의 옛 역사를 추리하고 있다. 학자들은 호주와 아프리카를 하나로 이은 고대의 대륙을 두 지역의 이름을 합성해서 ‘발바라(카프발+필바라)’라고 부른다. 이처럼 광물, 특별히 철은 지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자연의 박물관이다.
이지섭_director@naturehistory.com
광물 수집가이자 이야기꾼. 현재 희귀광물 3000여 점을 전시하는 ‘민 자연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디스플레이 등 여러 분야에 30년 넘게 근무하다 부사장으로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