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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이카로스는 아버지 다이달로스와 함께 크레타 섬에 갇혀 있었다. 탈출을 계획한 다이달로스는 날개를 만들고, 아들 이카로스에게 너무 높게 또는 너무 낮게 날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줬다. 그러나 탈출하는 날 이카로스는 더 높게 날고 싶은 욕망에 태양에 다가갔고, 결국 뜨거운 열에 깃털을 붙인 밀랍이 녹아 바다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예부터 하늘을 자유로이 날고 싶었던 인류의 욕망을 대변하면서, 동시에 인류가 비행기를 개발할 수 밖에 없었던 필연을 암시한다. 아, 얼마나 낭만적인지.
비행기 개발의 초기 역사는 정말 그런 듯하다. 선구자 오토 릴리엔탈은 어린 시절부터 새의 비행을 관찰했다. 그의 설계로 안정적인 활공 비행이 가능해졌지만, 불행히도 1896년 글라이더가 실속하면서 척추가 골절됐다. 그리고 동생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희생을 치러야만 되는 일이 있다.”
낭만적인 서사와 릴리엔탈의 희생이 무색하게도, 비행기는 곧 살상용 무기로 활용됐다. 비행기의 역사가 곧 전쟁의 역사였던 셈. 영국의 전투기 조종사 세실 아서 루이스는 “포커 전투기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돼 갔다. 이 전투기의 공격을 받고 살아 돌아와 실상을 전해 준 이가 거의 없었으니까”라고 했다. 1940년대에 군용기는 절정을 이루는데, 언뜻 보기에도 전보다 튼튼해졌고 폭탄을 실어 퉁퉁해졌다. 예쁘기는 어쩜 이리도 예쁜지. 어마어마한 살상력에 ‘적기가 뜨면 다 죽는다’는 인식이 있었다는데, 일부러 눈에 띄려고 그런 걸까. 화려한 비행기 뒤로 자꾸만 핏빛이 비쳤다.
‘비행기 대백과사전’은 비행기의 역사 110년을 다룬 책이다. 800여 대의 비행기가 시대별로 정리돼 있다. 시대를 앞서간 첨단 기술이어서일까. 비행기 천재들의 자부심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항공기의 헨리 포드이자, 위대한 항공기 제조사 파이퍼의 창시자 윌리엄 파이퍼는 “누가 이 녀석들 중 하나를 타다가 다쳤다? 그 사람 머리에 이상이 있는지부터 검사해 봐야 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비행기를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도 알 수 있다. 1950년대 후반에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비행기를 탔지만, 여전히 꽤 사치스러운 활동이었다고. 특히 여성 승무원이 항공 여행 경험에서 중요한 부분이었고, 당시에는 여성 승무원을 고용할 때 외모가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 얘기다.
예상치 못하게 근현대사 책을 한 권 읽은 느낌이다. 대부분 살상용 무기였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사람을 살린 항공기가 있다는 사실에 마음의 짐을 덜게 된다. 헬리콥터 개발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이고르 시코르스키는 “헬리콥터는 인명을 구조한다. 그 역할이야말로 인류 비행의 역사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한 장이다”라고 말했다.
혀로 치아를 쓸었다. 상상하자 잠깐 소름이 돋았다. 현미경을 발명해 최초로 미생물을 들여다 본 안톤 반 레벤후크가 자신의 치아 속에 붙어있던 미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장면을 읽은 참이다. 저자의 말처럼, (인생 대부분의 시간 동안 상기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몸은 거대한 미생물 동물원이다.
미국의 미생물학자인 저자가 1927년에 낸 책이 새로 번역돼 나왔다. 초기 미생물 연구에 헌신한 13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레벤후크에서부터 스팔란차니, 파스퇴르, 코흐, 메치니코프, 파울 에를리히에 이르기까지 이름 난 ‘미생물 사냥꾼’이 다 있다.
여담인데, 90여 년간 이 책을 읽고 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은 청년이 그렇게 많단다. 책에서 다룬 미생물학의 가장 눈부신 발견들이 인류에게 선사한 혜택이 어마어마해서이기도 하지만, 저자가 천방지축의 미생물 사냥꾼들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시선도 한 몫을 톡톡히 한것 같다.
비행기 개발의 초기 역사는 정말 그런 듯하다. 선구자 오토 릴리엔탈은 어린 시절부터 새의 비행을 관찰했다. 그의 설계로 안정적인 활공 비행이 가능해졌지만, 불행히도 1896년 글라이더가 실속하면서 척추가 골절됐다. 그리고 동생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희생을 치러야만 되는 일이 있다.”
낭만적인 서사와 릴리엔탈의 희생이 무색하게도, 비행기는 곧 살상용 무기로 활용됐다. 비행기의 역사가 곧 전쟁의 역사였던 셈. 영국의 전투기 조종사 세실 아서 루이스는 “포커 전투기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돼 갔다. 이 전투기의 공격을 받고 살아 돌아와 실상을 전해 준 이가 거의 없었으니까”라고 했다. 1940년대에 군용기는 절정을 이루는데, 언뜻 보기에도 전보다 튼튼해졌고 폭탄을 실어 퉁퉁해졌다. 예쁘기는 어쩜 이리도 예쁜지. 어마어마한 살상력에 ‘적기가 뜨면 다 죽는다’는 인식이 있었다는데, 일부러 눈에 띄려고 그런 걸까. 화려한 비행기 뒤로 자꾸만 핏빛이 비쳤다.
‘비행기 대백과사전’은 비행기의 역사 110년을 다룬 책이다. 800여 대의 비행기가 시대별로 정리돼 있다. 시대를 앞서간 첨단 기술이어서일까. 비행기 천재들의 자부심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항공기의 헨리 포드이자, 위대한 항공기 제조사 파이퍼의 창시자 윌리엄 파이퍼는 “누가 이 녀석들 중 하나를 타다가 다쳤다? 그 사람 머리에 이상이 있는지부터 검사해 봐야 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비행기를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도 알 수 있다. 1950년대 후반에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비행기를 탔지만, 여전히 꽤 사치스러운 활동이었다고. 특히 여성 승무원이 항공 여행 경험에서 중요한 부분이었고, 당시에는 여성 승무원을 고용할 때 외모가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 얘기다.
예상치 못하게 근현대사 책을 한 권 읽은 느낌이다. 대부분 살상용 무기였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사람을 살린 항공기가 있다는 사실에 마음의 짐을 덜게 된다. 헬리콥터 개발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이고르 시코르스키는 “헬리콥터는 인명을 구조한다. 그 역할이야말로 인류 비행의 역사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한 장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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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미생물학자인 저자가 1927년에 낸 책이 새로 번역돼 나왔다. 초기 미생물 연구에 헌신한 13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레벤후크에서부터 스팔란차니, 파스퇴르, 코흐, 메치니코프, 파울 에를리히에 이르기까지 이름 난 ‘미생물 사냥꾼’이 다 있다.
여담인데, 90여 년간 이 책을 읽고 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은 청년이 그렇게 많단다. 책에서 다룬 미생물학의 가장 눈부신 발견들이 인류에게 선사한 혜택이 어마어마해서이기도 하지만, 저자가 천방지축의 미생물 사냥꾼들에게 보내는 애정 어린 시선도 한 몫을 톡톡히 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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