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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생체시계로 루게릭병 비밀 밝힐까

생명과학·의학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앓고 있는 병으로 잘 알려진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망가지는 병이다. 아직까지 이 병이 어떤 원인으로 생기는지 모르며, 치료법도 찾지 못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도파민이 작용하는 신경세포만 망가지는 파킨슨병도 원인이나 치료법을 알지 못한다. 그런데 국내 과학자들이 이런 퇴행성 뇌질환의 비밀을 풀 실마리를 찾아냈다.

임정훈 UNIST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 있는 유전자인 ‘어택신-2(Ataxin-2)’를 분자생물학적인 수준에서 밝혀냈다.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루게릭 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어택신-2가 어떻게 노화에 따른 신경세포의 사멸과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임 교수팀은 지난 2011년과 2013년에 이미 생체시계 유전자인 ‘피어리어드’가 발현되는 데 필요한 유전자 ‘트웬티-포’를 발견하고, 어택신-2가 트웬티-포를 발현시키도록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아내 각각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어택신-2가 생체시계 유전자를 촉진시켜, 24시간 주기의 생체리듬을 정상적으로 조절하도록 영향을 끼치는 셈이다.

연구팀은 형질전환 초파리를 이용해 어택신-2가 만든 단백질(이하 어택신-2 단백질)과 결합하는 새로운 단백질 유전자 두 개(Lsm12, me31B)를 발견하고, 이 중 어떤 단백질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생체리듬이 다르게 조절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어택신-2 단백질이 Lsm12 가 만든 단백질과 붙은 복합체는 생체리듬이 24시간 주기성을 갖게 한다. 한편 어택신-2 단백질이 me31B가 만든 단백질과 붙은 복합체는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신경 펩타이드의 분비 시기를 조절해 수면 등을 지속하도록 만든다.

임 교수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어택신-2 단백질 복합체가 어떤 세포생물학적 경로를 통해 루게릭병을 발생하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분자생물학 국제학술지인 ‘몰레큘러 셀’ 4월 6일자에 발표됐다. doi:10.1016/j.molcel.2017.03.004

2017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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