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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행복은 디테일에 있다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마지막화


미국 캘리포니아 사람들과 중서부 지방들 중 누가 더 행복할까.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황량한 사막이 펼쳐진 중서부보다는 맑은 날씨와 휴양지 이미지가 떠오르는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들이 훨씬 행복할 것이라고 답한다.

행복해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안정된 직업과 배움의 기회,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 문화생활, 여가 활동 등을 떠올린다. 그렇다면 ‘좋은 날씨’는 몇 번째 순위일까. 물론 햇살이 좋으면 이따금 창밖을 쳐다보며 기분이 좋아지곤 하겠지만 이런 순간은 잠깐이다. 사실 이보다는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 밥을 먹거나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것 등 하루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일이 행복을 결정하는 데 훨씬 더 중요하다. 즉,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데 날씨는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라고 하면 다른 요소들은 무시한 채, 맑은 날씨만 떠올리고 행복할 것이라고 예측하게 된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와 캘리포니아에 사는 사람들 간에는 행복도 차이가 거의 없는데 말이다(jstor.org/stable/40063318).

화려한 부분에 집중하는 ‘초점 착각’
우리는 행복을 예측할 때 종종 눈에 띄는 무엇에만 정신을 빼앗겨 다른 중요한 요소를 무시한 채 성급한 판단을 내리곤 한다. 그 결과 어떤 일이 얼마나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것인지에 대한 예측이 빗나간다. 이스라엘의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전체 그림보다 화려한 부분적 요소 하나에만 집중할 때 생기는 착각을 ‘초점 착각’이라고 불렀다.

카너먼 박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연간 소득이 적은 사람(2만 달러 이하)과 많은 사람(10만 달러 이상), 또는 40세 기혼과 미혼 여성 중에서 누가 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소득이 적거나 40세 이상 미혼 여성이 훨씬 불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각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하루 동안 불행하다고 느끼는 실제 시간을 조사한 결과, 예측과 다른 결과를 얻었다. 실제보다 각 그룹간의 행복도 차이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예상대로 소득은 적은 쪽이 많은 쪽보다 훨씬 불행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불행하다고 느끼는 시간이 훨씬 적었다. 결혼 유무에 관해서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40세 이상 미혼 여성은 기혼 여성보다 불행도를 느끼는 시간이 오히려 약간 적었다(DOI: 10.1126/science.1129688).

예측이 왜 이렇게 빗나갔을까.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데에는 직장생활이나 친구 관계, 여가생활 같은 여러 요소가 있지만, 사람들은 ‘소득’과 ‘결혼 여부’만 행복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했기 때문이다.

행복해지는 습관들이기
사람들은 초점 착각에 빠져 행복해지려면 ‘삶의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만 하면 내 인생은 행복해질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 일이 객관적인 조건이 변하는 데 불과한 경우 행복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행복해지려면 한 가지 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보다는 크고 작은 소소한 일들로 매 시간을 기쁨으로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다니엘 길버트 교수와 대학원생 매튜 킬링스워스가 2010년 ‘사이언스’에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행복을 좌지우지하는 요소는 ‘아침 출근 시간의 교통 체증’,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 ‘맛있는 것 먹기’ 같은 사소한 일이다(DOI: 10.1126/science.1192439).

이런 의미에서 행복은 생활 습관과도 같다. 행복해지려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상의 시간들을 즐거움과 기쁨으로 채우는 ‘행복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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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박진영 작가
  • 에디터

    이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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