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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젊음 주사?

백옥주사, 마늘주사, 감초주사 … 길라임주사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미용 주사’가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신데렐라주사나 백옥주사 같은 이름은 듣기만 해도 피부가 고와질 것만 같다. 최근에는 태반주사와 신데렐라주사, 백옥주사 등을 묶은 길라임 주사’까지 나왔다. 과연 주사를 맞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젊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Q 미용주사의 정체는 무엇일까?


영양분을 보충하는 ‘영양주사’다.

백옥주사, 마늘주사, 감초주사 등으로 불리는 주사들은 대개 정맥을 통해 비타민이나 항산화제 등을 넣는 영양주사다.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던 비타민주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일반인들은 항산화제의 이름만 듣고 효능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백옥’이나 ‘신데렐라’ 같은 이름을 붙여서 광고하는 경우가 많다.

포도당 수액에 비타민이나 항산화제 등을 섞어 링거로 맞는다. 먹는 비타민과 달리 소화 흡수 과정을 거치지 않고, 혈관에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1~2분 내에 효과가 나타난다.

정맥 영양주사는 원래 탈수 증상이나 피로, 영양실조, 감염성 질환, 암 등으로 체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수분과 영양분을 보충하고 면역력을 키워주려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별히 건강에 이상이 없는 사람도 체력 증진이나 피부 미용을 목적으로 맞고 있다.

성분은 무엇인가?

비타민B와 C, 미네랄, 항산화제 등. 주로 포도당 수액에 섞어 칵테일 요법을 사용한다.

과거에는 주로 비타민제를 포도당 수액에 넣었다. 최근에는 여기에 미네랄과 항산화제, 에너지 생성을 촉진시키는 ATP 등을 섞는다. 여러 물질을 섞으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 체력을 회복하고 피부를 재생하는 효능도 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사에 첨가할 수 있는 약물이 다양해서 의사마다 자기만의 레시피를 개발할 수 있다.

수액
주사 등을 통해 피부 또는 정맥에 넣는 인공용액.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수분과 포도당이 든 기초 수액, 아미노산이나 비타민 등 영양소가 든 영양 수액, 수술 시 혈액을소독하거나 혈액의 양을 유지시키는 특수 수액이 있다.


영양주사 맞을 때 ‘우유주사’ 맞아야 할까?​

최근 여러 주사와 함께 청와대에서 상당한 양을 구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다. 수면마취제로, 단시간에 사람을 깊은 잠에 빠져들게 만든다. 마취 깊이를 조절하는 것도 쉽다.

영양주사를 맞을 때는 수면마취제를 맞을 필요가 전혀 없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프로포폴 등을 처방해 주사를 맞는 동안 깊은 잠을 자도록 만든다. 시술 후에 개운하게 일어나 컨디션이 더욱 좋아진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또 평소 잠이 부족한 사람이 ‘꿀잠’을 자고 일어나면 피부가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프로포폴은 오남용하면 중독이 되기 쉬운 데다 과다사용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1년부터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 약품(마약류)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에토미데이트 리푸로주는 아직까지는 전문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향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될지 주목받고 있다.

광고처럼 노화 방지나 미백 효과가 정말 있을까?​

사람에 따라 느끼는 효과가 다르며, 실험을 통한 객관적인 수치가 없다.

정맥 영양주사에 들어가는 성분만으로는 주름이 생기는 것을 막거나 이미 생긴 주름을 펴고, 심지어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직접적인 노화증상을 없애려면 차라리 보톡스나 필러 같은 시술을 하는 것이 낫다.

비타민에 여러 가지 영양제를 섞었기 때문에 부족한 영양분을 채우거나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효능은 있다. 그래서 젊고 건강한 사람보다는 감기몸살이나 갱년기, 특정한 질환 등으로 체력이 약해진 사람이 맞으면 컨디션이 좋아지는 효과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주사를 맞기 전과 후의 수치를 객관적으로 비교한 연구 결과가 없다. 각 주사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오로지 환자의 컨디션에 달려 있다. 대개 여러가지 성분을 섞는 칵테일 요법을 쓰는데, 이에 대한 효능도 세세히 알 수 없다. 각 주사가 어떤 효능을 얼마나 내는지 정확히 알려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심지어 사람마다 느껴지는 효능이 각기 다르다. 어떤 사람은 간만에 푹 자고 일어난 것처럼 온몸이 개운하고 힘이 나는 느낌이 들지만, 어떤 사람은 아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박은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원래 효능에 플라시보 효과가 더해져 효과를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플라시보 효과란 약효가 거의 없어도 환자가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덕분에 일시적으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이다.
부작용은 없을까?​

가장 흔한 부작용은 감염과 알러지다.

주사제와 링거를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포도알균이나 그람음성균 등에 감염될 수 있다. 또 사람에 따라 주사약 성분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정 질환으로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환자는 혈관이 확장, 수축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정맥 영양주사를 맞고 혈액양이 갑자기 많아지면 심장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

또 신장질환 환자가 무분별하게 맞으면 체액이 갑자기 늘어나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당뇨 환자는 영양제와 함께 들어가는 포도당 때문에 혈당이 빠르게 오르거나, 반대로 혈당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인슐린 분비가 활발해져 오히려 혈당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정맥 영양주사를 맞기 전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지 반드시 전문의가 진찰해야 한다.

정맥 영양주사는 성형외과나 피부과뿐만 아니라 가정의학과나 내과 등 여러 곳에서 두루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고 컨디션을 좋게 하는 보조제일 뿐이지,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 아니다. 그래서 일부 전문의들은 주사에 의존하는 것에 비판적이기도하다. 영양주사에 들어 있는 열량과 영양소가 밥 한 끼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끼니 때 영양소를 잘 챙겨먹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만으로도 영양을 충분히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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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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