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건물이 폴라리아, 오른쪽이 NPI가 있는 프람센터다.
북극과 인접한 노르웨이는 유서깊은 극지 연구의 나라입니다. 1903~1906년 북극해 항해를 처음으로 성공하고, 1911년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탐험가 아문센이 바로 노르웨이 사람이죠. 노르웨이 최북단 도시 트롬쇠에는 그의 뒤를 잇는, 세계적인 극지연구기관 노르웨이극지연구소(NPI)가 있습니다(트롬쇠는 겨울에 환상적인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관광도시기도 합니다). 트롬쇠에서 NPI를 찾는 방법은 굉장히 쉽습니다. ‘폴라리아(Polaria)’라고 하는 유명한 북극 해양생물 전시체험관 바로 옆 건물 ‘프람센터(Fram Centre)’에 있습니다.
극지의 기후변화를 연구
NPI는 노르웨이 기후환경부 소속 정부연구기관으로 1928년에 세워졌습니다. 현재는 21개 국적을 가진 연구원과 직원 165명이 일하고 있죠. 본원은 트롬쇠에 있지만 스발바르제도의 뉘올레순, 롱위에아르뷔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도 분원이 있습니다. 북극 스베르드루프기지와 제플린기지, 남극 트롤기지에서도 현장 모니터링을 합니다.
NPI는 남북극 기후 및 빙하연구 국제컨소시엄인 ‘ICE센터(Centre for Ice, Climate and Ecosyste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된 목적은 기후변화가 고산빙하와 극지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덕분에 북극곰이나 북극대구, 바다표범 같이 기후변화에 위협받는 북극 동물의 토착생태계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졌죠. 작년에는 19개 국가가 이 컨소시엄에 참여했습니다.
우리나라도 NPI와 연구협력을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북극 다산기지가 있는 스발바르제도에서 해수, 빙하, 토양의 중금속 등 오염도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스발바르제도의 피오르드 지형을 지질학적으로 연구하고, 육상의 동토층이 기후변화로 녹으면서 발생하는 환경변화를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2년 전에는 NPI에 한국극지연구소(KOPRI)-NPI 극지연구협력센터도 생겼습니다.
극지 탐험 역사서 빼곡한 도서관 체험
NPI를 처음 방문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는 1층 도서관입니다. 극지 관련 전문서적은 물론이고, 노르웨이 극지탐험 역사를 정리한 역사서들이 빼곡하게 차 있습니다. 도서관 소속 역사학자가 노르웨이 탐험가들이 다녔던 남북극 탐사루트를 다니면서 역사서를 쓴다고 해요. 또 지도제작 부서도 방문해볼 만합니다. NPI는 남북극 육상지도를 측량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시작했다고 하니 역사가 50년이 넘네요. NPI에 가면 지도를 제작하는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습니다.
여행에 식도락이 빠질 수 없겠죠. 프람센터 안에 구내식당이 있습니다. 샐러드, 고기, 생선, 과일, 빵 등을 접시에 담고, 담은 만큼 돈을 내는 뷔페식입니다. 연구원들은 보통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다고 하네요. 바다쪽에는 훌륭한 해산물 레스토랑이 많고, 현지식 가게에서는 순록고기(그럼 썰매는 누가!)를 판다고 하니 기억해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