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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친구가 당시 유행하던 ‘SNS’에 이상한 방을 개설했다. ‘혼자 밥 먹는 사람들’. 책 하나 끼고 혼자 밥 먹길 즐겼던 나는 ‘남우세스럽게 모임까지 만든담’하고 부담스러워했다. 초청을 받아 들어가긴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회원들은 중2병 못지 않은 대2병 대결을 펼치며 자의식 과잉 잔치를 벌였다(사실은 주로 나). 그런데 이들이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모였을 때 한 일이 뭐였는지 아는가. 바로, 잔디밭에 둘러 앉아 함께 밥을 먹는 거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이러니가 몇%쯤 함유돼 있는 고급 이벤트였던 것 같다. 꿈보다 해몽일지 모르지만, 역시 예술가다운 발상이었다(그 친구는 지금 영화감독이 돼 있다). 그런데 그 때 느낀 게 있었다. 혼자밥 모임의 회원들 다수는 나처럼 대2병에 취해 있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들은 정말 밥을 혼자 먹고 싶어 하지 않았다. ‘혼밥’은 억지로 택한방편이었을 뿐이다. 나는 그게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혼자 밥 먹는 일에 암묵적인 사회적 억압이 있다는 사실을 그때 비로소 알았다.

사회적, 문화적 현상으로만 이야기되는 이런 문제도, 우리는 과학적 사유로 읽어낸다. 과학이 꼭 물리와 화학 같은 분과학문의 지식은 아니다. 그보다는 사회를 보다 과학적으로 보고 이해하게 해주는 틀이다.

이번 기사에는 혼밥 혼술 세태를 다룬 기사(140쪽) 외에, 담당 기자가 여러 달 발로 뛴 기획 ‘아이를 죽인 사람들’(122쪽)이 이런 기사에 해당한다. 사회면에만 등장하던 가슴 아픈 이야기로만 봐왔다면, 이를 최대한 근본적으로 이해해 보고자 한 이 기사를 통해 다른 면을 떠올려 보면 좋겠다. 젊은 과학자들이 처한 현 상황을 분석한 시사기획(34쪽) 역시, 담당기자들이 두 달 넘게 발품을 팔아가며 들은 생생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젊은 과학자가 마주한 현실은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마주한 현실을 내삽한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진단과 제안을 시도했다.

지난 일 년 동안 과학동아 중간중간에 ‘사이언스 모션’이라는 코너가 있는 것을 본 독자가 많을 것이다. 중요한 기사의 핵심 개념, 흥미로운 취재의 뒷이야기, 표현의 한계로 지면에서 미처 풀어내지 못한 내용을 움직이는 그래픽(모션그래픽)으로 만들어 왔다. 한 해 남짓한 기간 동안 만든 그래픽이 40개가 넘는다.

지난 일 년 동안 과학동아 중간중간에 ‘사이언스 모션’이라는 코너가 있는 것을 본 독자가 많을 것이다. 중요한 기사의 핵심 개념, 흥미로운 취재의 뒷이야기, 표현의 한계로 지면에서 미처 풀어내지 못한 내용을 움직이는 그래픽(모션그래픽)으로 만들어 왔다. 한 해 남짓한 기간 동안 만든 그래픽이 40개가 넘는다.

이 모든 작품을 만든 이는 담당 이영혜 기자와 박찬웅 디자이너였다. 그런데 아쉽게도, 박 디자이너가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과학동아를 떠나게 됐다. 새로운 곳에서도 좋은 작품을 선보이길 기대하며, 아쉬움의 인사를 보낸다.



201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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