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생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오르한 파묵)
새로운 인생은 때로 책 한 권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다시 시작하는 인생이다. 이 격언은 거꾸로 다시 시작하는 책에도 적용된다. ‘과학동아’가 창간 30주년을 맞았다. 1986년 창간돼 오직 과학과 기술만 다루며 이만큼왔다. 100년, 170년 넘은 유럽·미국의 과학잡지를 보면 아직 까마득하다는 생각이 든다. 늘 잘했던 것도 아니었을 것이고 부족한 점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 호 한 호 부끄럽지 않은 지면을 만들고자 늘 애써왔다고 자부한다. 과학동아를 만들던 이전의 모든 구성원들을 대신해 이렇게 말한다.
이제 다음 30년을 위해 또 다른 최선을 다 할 차례다. 그러기 위해 크게 변했다. 어떤 변화는 눈에 쏙 들어오고, 어떤 변화는 잘 보이지 않는다. 먼저 잡지의 크기와 모양을 바꿨다. 30년 동안 고수해 오던 판형을 버리고 새 판형으로 바꿨다. 책을 펼쳐본 독자는 가로로 시원해진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기존 판형도 장점이 많지만, 좀더 단단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위해 큰 변신을 했다. 목적은 오직 하나, 독자에게 좀더 세련되고 잘 읽히는 과학동아를 제공하자는 것. 종이도 더 고급스러운 것을 썼고 사진과 일러스트도 좀더 신경 썼다. 활자도 다시 점검했다.
내용도 혁신을 이어간다. 흥미롭고 유익한 과학 정보를 발굴해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세상과 사회를 과학의 눈으로 보고 비판적으로 다시 생각하는 기사도 꾸준히 게재한다. 과학과 기술은 사회와 그 안의 사람과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믿으며, 그것이 과학과 사회의 건전한 긴장 관계라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과학동아의 기사를 읽고 더 넓고 깊은 지식을 얻고 싶어하는 독자를 위해 그 동안 한국의 대중 과학기사에서는 불문율처럼 생략해 왔던 중요 참고 논문 정보를 표기한다. 이는 과학자들이 줄곧 요청했던 내용이다. 과학동아는 앞으로도 독자와 과학자들의 제안과 조언을 적극 들으며 혁신할 것이다. 이 새로운 인생의 ‘텍스트’는 독자 여러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