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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장난감을 팝니다!

디즈니 리서치가 공개한 장난감 기술5







자, 이것으로 말할 것 같으면 요즘 유행하는 3D 프린터로 찍어낸 곰인형입니다. (우~.) 아유. 성격들이 급하시네요. 요즘 3D 프린터로 찍은 장난감이 많긴 하죠. 하지만 한번 만져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걸요? 3D 프린터로 찍은 장난감이라고 하면 보통 딱딱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 곰인형은 탄력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볼록 튀어나온 배 부분은 탱탱하고, 앙증맞은 코는 딱딱해요.

원리는 간단합니다. 장난감의 각 부분을 주름이나 거품 형태 등으로 미세구조가 다르게 만드는 겁니다. 기존 3D 프린터는 재료로 속을 꽉 채우는 것만 가능했어요. 하지만 우리 가게에서 특별한 3D 구조물을 쌓는 법을 개발했습니다. 구조물의 종류도 3가지나 돼요. 모양이나 두께를 조절해서 원하는 만큼 탄력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만드는 것도 굉장히 쉽습니다. 장난감 설계를 할 때 어떤 부분을 단단하게 만들지, 어떤 부분을 말랑말랑하게 할지 결정해주세요. 3D 프린터가 3가지 구조물을 적절하게 배치해 쌓아줍니다. 중간에 재료를 바꿔 넣을 필요도 없습니다. 아, 구석에 계신 여성분이 질문을 주셨습니다. 3D 프린터에 들어가는 재료가 안전한지 걱정이 되신다고요. 이해합니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늘 입에 가져가니까요. 그렇다면 저는 여기 이 천으로 만든 3D 프린터 토끼를 추천합니다. (꺅!) 하하, 너무 놀라시네요. 평평한 2차원 천을 겹겹이 쌓아서 3차원으로 만든 겁니다. 원하는 토끼의 모양을 설계하고, 이것을 가로로 얇게 썰었을 때 단면의 모양대로 천을 자르는 겁니다. 천을 놓고 단면대로 오리고 본드 칠하고, 그 위에 다시 천을 놓고 오리고 본드 칠하고를 반복한 뒤에 맨 마지막에 오려진 바깥 부분을 한꺼번에 떼어냅니다. 만져보세요. 아까와는 또 다르게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감촉이죠.

이런 3D 프린팅 방식이 좋은 이유는 층마다 다른 재료를 겹쳐서 3D 물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천과 천 사이에 전류가 통하는 전도체를 한 겹 끼워 넣는다면 전선 없이 장난감 내부에 전기를 흘릴 수 있는 거죠. 내년쯤엔 이 기술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들어 팔아봐야겠어요.




우리 어린이들 색칠 공부책 좋아하죠? 하긴 요즘은 어른들도 스트레스 푼다고 컬러링 북에 푹 빠져있던데. 아무튼 평평한 종이책에만 칠하는 건 너무 지루하잖아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장난감은 살아 움직이는 색칠 공부책입니다. 모두 이 책을 봐주세요. 코끼리 모양의 도안이 있네요. 여기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비춰보겠습니다.

(우와~.) 종이 위에 3차원 모양의 코끼리 캐릭터가 겹쳐 보이죠? 박수 한번 주세요!(하하)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누구 한 분이 나와서 종이책에 색칠을 해주세요. 짜잔! 3D 코끼리 캐릭터에도 동시에 색이 칠해지고 있죠? 크레파스로 거칠게 칠해주고 계신데요, 작가주의 관점인가요? 느낌 있네요. 종이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코끼리 궁둥이와 꼬리 부분도 꼼꼼하게 칠해주세요.

이 장난감의 핵심은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입니다. 카메라가 화면의 그림을 감지해서 3차원 그림으로 바꾼 뒤 실제 책 위에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죠. 미리 만들어 놓은 그래픽이 아니랍니다. 속고만 사셨나. 색을 칠하는 게 실시간으로 입체 그림에도 반영되잖아요. 종이책에 색이 덧칠해질 때마다 카메라가 이전 그림과 달라진 부분을 추출해 3D 그림 상에 새롭게 반영해내는 컴퓨터 알고리듬입니다. 연산 속도가 엄청 빨라서 거의 실시간으로 색이 칠해지는 것처럼 보이죠. 특히 3D 입체 영상에서 색칠의 질감을 재현한 것이 압권입니다. 다양한 도구의 느낌, 개인의 붓터치 방향까지 생생하게 살려내는 색칠 공부책은 오직 저희 가게에서만 구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난감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저기 걸어 나오는 마시멜로처럼 생긴 로봇을 주목해주세요.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정말 귀엽죠? 한번 꼭 껴안아 보시면 더욱 놀랄 겁니다. 엄마의 품처럼 아주 포근하거든요.

외피는 3D 프린터로 제작한 부드럽고 얇은 고무 재질로 이뤄져 있습니다. 안에는 풍선처럼 공기가 들어 있고요. 이 로봇은 피부로 압력을 느낍니다. 일반적인 로봇들은 힘의 세기를 잘 조절하지 못해서 컵을 깨트리거나, 악수하려는 사람의 손을 으스러뜨리려고 하죠. 하지만 이 로봇은 피부로 압력을 감지하고 압력이 세다고 측정되면 스스로 힘을 줄일 줄 압니다. ‘압력 피드백 컨트롤’ 시스템이라고 하는데요. 두부도 부수지 않고 집을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로봇은 사고 싶은데, 혹시나 로봇 때문에 집에 있는 아이들이 다칠까봐 망설였던 ‘키덜트’ 부모님들에겐 이만한 로봇이 없습니다. 날카로운 모서리가 전혀 없는 데다, 쓰러져도 충격량이 다른 로봇의 54%에 불과하거든요. 게다가 이 로봇은 뒤뚱뒤뚱 사랑스럽게 걸을 줄도 압니다. 마치 캐릭터들이 만화 영화 속에서 걷는 것처럼요. 깡충깡충 뛰거나 사뿐사뿐 걷는게 만화에선 쉽지만 물리학 법칙이 지배하는 현실 세계에서는 아예 불가능한 걸음걸이입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만화 캐릭터들의 보행 패턴을 분석한 뒤에, 이것들의 발바닥이 지면과 평평할 때 다리를 어떻게 움직일지 역으로 계산했습니다. 동시에 로봇의 ZMP(무게 중심에 작용하는 모든 모멘트의 합이 ‘0’이 되는 지점)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깔았습니다. 로봇이 스스로 중력과 관성력을 계산해 발바닥을 딛는 위치와 속도 등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죠.



다음으로 소개할 것은 우리 가게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장난감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난감 도시! 긴 말 필요 없겠죠? 트리에 달린 LED 전구에 불을 한 번 켜보겠습니다. 셋 둘 하나! (우와~!) 많이 놀라셨죠? 아름다운 트리를 마음껏 구경하시되, 밑에 돌아다니는 자동차를 밟지 않도록 조심해 주세요.

여기 트리 주변에 있는 장난감 집들과 자동차, 인형들은 모두 트리의 빛에 맞춰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터넷도 없이 그게 가능하냐고요? 물론입니다. ‘가시광 통신(Visible Light Communication, VLC)’ 즉 빛으로 통신하는 기술이니까요. 어두운 바다에서 등대와 고기잡이배가 빛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과 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LED 전구는 사람의 눈으로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꺼졌다 켜졌다 반복하면서 정보를 전달합니다. LED전구가 가진 뛰어난 특성 덕분이죠. 백열전구나 형광등과 달리 빛의 밝기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고, 민감한 빛도 잘 감지해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 가신다고요? (한숨) 사물인터넷이라고 들어보셨죠? 사물인터넷 환경에 있는 사물들은 그들만의 ‘약속’이 있습니다. 정보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전송하기 위해 정보를 보내는 시점과 받는 시점을 맞추고(동기화), 정보의 양을 잘 조절해서 보내죠(흐름 제어). 또 어느 경로로 보낼 건지, 오류를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작전을 짭니다. VLC 시스템에서는 정보를 전기 신호가 아닌 빛 신호로 변환해 보낸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아이참, 내 정신 좀 봐. 크리스마스 특별 이벤트를 설명하지 않고 지나갈 뻔 했네요. 손에 묻지 않고 치우기도 쉬운 홀로그램 모래놀이 장난감이 12월 한 달 동안에만 50% 할인됩니다.

홀로그램 모래놀이는 이렇게 확대시키면 흰색, 갈색, 짙은 갈색 작은 알갱이들이 나타납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이건 성능이 좋은 컴퓨터로도 3차원 그래픽으로 구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모래 알갱이가 20억 개 이상 필요하거든요. 모래성을 확대해 볼 때는 모래 알갱이의 크기나 질감이 잘 전달돼 좋지만 모래성전체를 볼 때는 쓸 데 없이 많은 계산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머리를 썼습니다. 모래성을 10000개의 모래 알갱이가 들어있는 20만 개의 블록으로 쪼개 근사화하는 방법입니다. 각 블록마다 흰색, 갈색, 짙은 갈색 모래 알갱이들이 일정한 비율로 무작위로 섞여 있도록 프로그래밍하고, 각각의 블록에서 반사되는 빛이 서로 산란을 일으키며 하나의 빛으로 확산된다고 가정했습니다. 20억 개의 반사광을 계산하는 대신, 20만 개의 확산광을 계산하는 거죠. 계산 시간은 수만 배이상 단축되고, 다행히 우리 눈은 이것을 전혀 구분하지 못합니다. 아직은 1차 버전인데, 차차 눈 알갱이를 뭉친 눈사람, 수증기 입자가 모인 구름, 설탕으로 지은 집으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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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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