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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PC와 PC 연결하는 근거리 통신망

PC의 유기적 활용을 가능케한 근거리 통신망을 PC통신과 비교해 보다 쉽게 이해해 보자.

우리는 정보의 입출력이 한 대의 컴퓨터에서만 이루어지던 시대를 거쳐 자신이 처리한 결과를 다른 컴퓨터에 전달하기도 하고, 다른 컴퓨터로부터 자료를 전송받아 처리, 이용하는 시대에 와 있다.

원거리에 있는 컴퓨터와 자료를 주고받으려면 모뎀과 전화선을 이용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이미 피시서브나 하이텔 등 대형 컴퓨터통신 서비스를 이용해본 사람은 네트워크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거리와 시간을 뛰어넘어 자신이 작성한 파일을 남에게 보내기도 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전송해 놓은 자료를 마음껏 전송받을 수 있는 통신 서비스는 음성통신 못지않은 정보의 전달 통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속도 제약 큰 PC통신

그러나 대형 컴퓨터통신 서비스에 접속해서 이루어지는 원거리 컴퓨터 통신은 데이터의 전송속도도 매우 늦고 접속도 쉽지 않다. 또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접속하는 것이므로 상대방과의 연결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트측의 매개로만 이루어져 장비의 공유나 프로그램의 공유와 같은 개념은 배제된 상태다.

따라서 이런 방식으로 컴퓨터를 연결한다면, 즉 가까이에 놓여 있는 몇대의 컴퓨터를 전화선과 모뎀으로 연결하거나 단지 케이블만으로 연결한다면(이를 널모뎀이라 한다) 자료 파일 몇개를 주고 받는데는 쓸모가 있겠지만 본격적인 의미의 네트워킹과는 거리가 멀다. 한대의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깔아 놓고 여럿이 이를 같이 사용한다든지, 장비를 공유한다든지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왜냐하면 직렬 통신에서 사용하는 전송속도는 전화선을 이용한 원격 통신이 평균 2천4백bps (bite per second, 초당전송속도) 정도이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컴퓨터를 널모뎀으로 연결한 경우도 잘해야 1만9천2백bps에 불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직렬통신과는 별도로 근거리에 있는 컴퓨터간에 고속의 효율적인 연결망이 요구된다.

이와 같이 큰 건물이나 지리적으로 한정된 정보를 비교적 고속으로 교신할 수 있게 하는 소단위의 고도 정보통신망을 근거리통신망, 즉 랜(LAN : Local Area Network)이라 한다.

랜을 설치함으로써 ▲종이의 과다한 사용과 서류작업에 드는 노력의 감소 ▲공유 데이터에 접근용이 ▲데이터 입력의 중복 불필요 ▲소프트웨어 구입비용의 절감(랜 서버용 프로그램 하나로 모두가 사용 가능) ▲모뎀 팩스모뎀 CD-ROM 레이저프린터 스캐너 등 주변기기를 함께 사용 ▲전자 메일을 사용한 사무실 내의 원활한 의사소통(공동 스케쥴링과 메일) ▲중요데이터의 집중을 통한 손쉬운 백업(backup) 등,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적지 않다.
 

여러 개의 랜 케이블을 연결하는 허브

 

충돌없는 자료전송

컴퓨터 통신을 하려면 모뎀 전화회선 통신 에뮬레이터('이야기' 등과 같은 통신 소프트웨어)의 세 요소가 필요하다. 랜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이와 비슷한 요소가 필요하다.

우선 모뎀과 같은 역할을 해주는 장비로서 각 컴퓨터마다 장착돼야 하는 네트워크 보드(=랜카드)가 필요하다. 현재 랜카드는 이더넷과 토큰링, 아크넷 등이 많이 사용되는데, 이중 대표적인 이더넷과 토큰링에 대해 살펴보자.

이더넷은 제록스사(Xerox)와 디지털 이큅먼트사(Digital Equipment), 그리고 인텔사(Intel) 등 세회사의 합작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들 제품을 모델로 많은 회사에서 호환 제품을 발매하고 있다. 이더넷은 제일 먼저 상업화된 랜 시스템이기도 하다.

이더넷이나 토큰링 등의 인터페이스카드를 이해하려면 이들이 사용하는 자료전송방법(프로토콜)을 이해해야 한다. 마치 하드디스크에 있는 정보를 메모리로 가져오듯이 이더넷 카드를 사용한 컴퓨터 간의 자료 전송은 매우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거리도 가깝고 자료전송만을 전담하는 인터페이스가 있기 때문에 자료의 고속전송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여러 대의 컴퓨터가 동시에 자료를 전송하려 했을 때 발생한다. 이더넷으로 연결된 통신망에 접속된 두대의 컴퓨터에서 동시에 자료를 전송하려 한다면, 이는 마치 일차선 고속도로에 방향이 서로 다른 두대의 자동차가 서로 마주보면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것과 같다. 결과는 '충돌', 그리고 '정지'다. 이는 이더넷이 일직선식 버스 연결 방식을 취하기 때문인데, 이 방식에서는 통신망에 연결된 컴퓨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충돌의 가능성은 커진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다시 일차선도로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 운전자는 진입로에서 도로에 차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차가 있다면 운전자는 진입하지 않고 잠시 기다린다. 모든 운전자가 이렇게만 한다면 충돌은 없다. 만약 도로에 진입하고자 하는 운전자가 여럿 있다면 이들의 순번은 완전히 무작위로 정해진다(난수발생). 이것이 바로 이더넷이 채택한 프로토콜인 CSMA/CD(Carrier Sense Multiple Access/Collision Detection) 방식이다.

IBM사의 토큰링카드는 토큰 전달 개념을 사용한다. 링방식은 모든 노드(node : 네트워크에 접속된 개개의 컴퓨터)가 원형 케이블로 연결된다. 이 방식에서는 8비트의 비트 패턴인 토큰이 링의 주위를 따라 돈다. 그리고 데이터를 보내고자 하는 컴퓨터는 먼저 토큰을 잡아 그것에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는 표시(busy token)를 한 후 수신처와 송신처를 명기한 데이터 패킷을 순회시킨다. 그러면 바로 인접해 있는 컴퓨터에서는 수신처가 지신에 해당되지 않는 한 계속 통과시킨다. 수신처에 해당하는 컴퓨터에서 이 데이터 패킷을 수신하면 이를 복사하고 수령확인 표시를 한 뒤 전송한다. 이 패킷이 원래 송신을 개시한 사람에게 도착하면 자신이 보낸 패킷이 전달되었음을 알게 되므로 비지 토큰을 프리토큰(free token)으로 바꿔 전송로로 보낸다.

이더넷과 토큰링을 쉽게 이해하려면 여러 사람이 모여서 회의를 할 때 어떻게 의사가 진행되는가를 생각해보면 된다. 이더넷 방식은 발언하고자 하는 사람이 각자 손을 들고 있으면 사회자가 지명하는 순으로 발언을 하는 것과 유사하고 토큰링 방식은 원형으로 둘러앉아 한사람씩 돌아가며 차례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되, 할말이 없는 사람은 발언권을 바로 옆사람에게 넘기는 방식인 것이다.
랜의 자료 전송방식은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컴퓨터 연결방식(topology, 위상)과 관계가 깊다.

컴퓨터 통신을 위해 전화회선이 필요하듯 컴퓨터와 컴퓨터를 서로 연결하기 위해서도 케이블이 필요하다. 케이블의 종류는 굵기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굵은 이더넷 케이블 : 보통 10base-5라 부르며 두께가 0·5인치인 동축케이블이다. 주로 건물과 건물, 층과 층을 연결하는 전산망의 등골 역할을 한다. 전선의 최대 길이는 5백m 정도이며 양끝에는 터미네이터라는 것을 붙인다.

가는 이더넷 케이블 : 보통 10base-2라고 부르며 두께가 0.2인치인 동축케이블이다. 유연하고 가볍다는 것 이외에는 10base-5와 차이가 없다. 사용하기 편리하므로 실내 배선에 많이 사용된다.

꼬인 케이블(Twisted-Pair-Cable) : 보통 10base-T라고 부르며 가정과 사무실에서 쓰는 표준 전화선과 같다. 이 케이블은 이미 50년 이상 가정과 회사에서 사용되었지만 랜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는다. 굵은 이더넷 케이블이나 가는 이더넷 케이블 대신 사용될 수 있지만 컴퓨터에 장착된 랜 인터페이스 카드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어댑터가 필요하다. 꼬인 케이블은 주로 허브(hub)라는 장비와 함께 쓰인다. 허브는 각각의 컴퓨터에 접속된 케이블을 집중시켜 연결 해주는 장치다.

이외에도 고속의 정보처리가 가능한 광섬유를 케이블로 사용할 수도 있고, 케이블의 설치가 불가능할 경우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는 무선 랜도 있다.
 

이더넷과 토큰링의 자료 전송 방법


랜은 소프트웨어 의존적이다

이제 PC통신의 세번째 요소인 통신 에뮬레이터와 랜 운용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비교해보자. 랜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NOS라고 하는데 이는 Network Operating System을 뜻한다.

NOS를 논하기에 앞서 랜의 두가지 운영 방식을 알아보는 것이 이해를 쉽게 할 듯 하다. 랜은 서버 운영방식에 따라 피어투피어(peer-to-peer)방식과 클라이언트/서버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피어투피어 방식은 전용 서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필요에 따라 하나의 컴퓨터가 서버와 클라이언트 모두에 이용될 수 있는 방식이다. 피어투피어 방식은 설치가 비교적 간단하고 운영도 간단하며 전용서버가 필요치 않아 적은 규모의 네트워킹에 적절하지만 속도가 느리다.

클라이언트/서버 방식은 전용서버를 중심으로 각 클라이언트들이 서버와 통신을 함으로써 자원을 이용하는 형태의, 본격적이며 전형적인 랜 구축 방식이다. 프로그램 공유시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도 별로 없고 자료의 보안관리도 철저하므로 법인 등의 대규모 랜에 적절하다. 하지만 이 방식을 소규모의 랜에 적용하면 전용 서버 자체는 네트워크 관리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으므로 사실상 성능 좋은 컴퓨터 한대가 줄어드는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하이텔에 접속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하이텔의 호스트측은 유닉스라는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돌아가므로 도스를 사용하는 PC는 막바로 연결이 불가능하다. 통신에뮬레이터는 기본적으로 호스트컴퓨터에 자신을 단말기로 흉내내는(emulate) 역할을 하므로 도스와 유닉스의 연결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통신 에뮬레이터를 사용하는 동안은 독자적인 지능을 가진 컴퓨터가 비지능형의 단말기로 전락한다. 따라서 PC가 갖는 다채로운 기능은 제약되고 오로지 호스트측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만 한다.

이에 비해 NOS는 도스와 유닉스 OS/2 등의 운영체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 다른 운영체제로서 단순한 통신 에뮬레이터와는 차원이 다르다. 다만 통신에뮬레이터와 유사한 점은 NOS도 운영체제가 서로 다른 컴퓨터 연결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NOS의 주된 기능은 네트워크의 관리와 운용, 파일서버를 위한 테이프백업 지원, 보안을 위한 접속의 권한 설정, 프린터 공유를 위한 편리 제공, 모뎀을 통한 원격접속 지원, 디스크가 없는 워크스테이션의 지원 등이다.

NOS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파일서버와 워크스테이션간의 연결을 수립하고 유지해준다는 점일 것이다. 다시 말해 네트워킹에 있어 물리적인 결합만으로는 의미가 없으며 그 이유는 랜이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의존적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NOS는 파일서버 소프트웨어와 워크스테이션 소프트웨어의 두 부분으로 크게 나뉘어진다.

NOS는 피어투피어방식을 지원하는 것과 클라이언트/서버 방식을 지원하는 두가지가 있다. 우선 피어투피어 방식을 지원하는 NOS로 대표적인 것은 노벨사의 네트웨어라이트(NetWare LITE)와 아티소프트의 랜태스틱(LANtastic), 인비저블 소프트웨어의 NET/30 등이 있다. 한편 클라이언트/서버 방식을 지원하는 NOS로는 노벨사의 네트웨어(NetWare)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랜 매니저, IBM의 랜서버 등이 있다. 현재 NOS시장은 노벨과 미이크로소프트, IBM, 3COM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노벨의 네트웨어는 시장점유율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랜카드와 10base-2 이더넷 케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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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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