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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칼럼니스트로 유명한 황교익 씨가 최근 천일염에 불순물이 들어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소금 업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바닷물을 바람과 햇빛으로 말린다고 해서 천일염(天日鹽)이란 이름이 붙은 소금, 정말 비위생적인 걸까요?

천일염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1907년입니다. 갯벌을 다져서 염전을 만들고 바닷물을 가둔 뒤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었죠. 김치나 젓갈, 장의 맛을 살리는 재료로 국민들의 사랑을 오랫동안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1985년, 소금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폴리염화비닐(PVC)을 바닥에 깔면서부터 천일염은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시작합니다. 중금속과 환경호르몬, 잔류성 유기오염물질(농약 등)이 소금에 밴다는 의혹입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연구했지만 아직까지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이번에 황 씨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이 뜻밖에도 ‘세균’이라는 점입니다. 황 씨는 농촌진흥청이 2013년 발표한 논문을 면밀히 들여다봤습니다. 그 논문에는 천일염 시료 상당수가 호기성균,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호염성균에 오염돼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먹는 소금 기준에는 세균을 검사하는 항목이 없습니다. 농진청이 ‘우리도 선진국처럼 세균 기준을 마련하자’는 취지로 쓴 논문이었습니다. 세균이라는 미개척지에 첫 발을 디딘 것이죠. 하지만 이 논문이 평소 천일염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던 황 씨의 손에 덥석 잡혔습니다. 전선은 순식간에 중금속에서 세균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실 세균 위험성도 천일염의 다른 논쟁거리처럼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천일염의 안전성을 연구한 논문의 상당수가 안전하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고요. 하지만 먹을거리다보니 불안한 마음을 달래긴 쉽지 않네요. 천일염, 먹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2015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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