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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상 안전의 첫 걸음은 바다를 이해하는 것”





Q 조선해양공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
크게 ‘조선’과 ‘해양공학’으로 나눌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조선해양공학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조선’이죠. 물론 선박에 대해서도 배우지만 그보다 바다에 대해 배우는 게 먼저예요. 건축은 고정돼 있는 땅 위에 건물을 짓지만, 선박이나 해양 플랜트는 계속 움직이는 바다 위에 구조물을 짓잖아요. 그래서 파도와 같은 자연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태풍이 와도 끄떡없는 안전한 배를 설계할 수 있죠.

Q 최근 배 침몰사고들이 많았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작년 세월호 사건도 있고, 지난 6월에는 중국에서도 침몰사고가 있었어요. 건축이든 조선이든 가장 중요한 건 안정성이에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설계해야 합니다. 그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아요. 바다의 흐름을 분석하는 것은 기본이고, 화학폭발사고도 대비해야 합니다. 해저에서 원유나 가스 등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학과에는 화학공학을 전공한 교수님도 계십니다.



Q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이 유명한 이유는.
사실 우리나라가 조선해양산업에 유리한 나라는 아닙니다. 천연 자원들이 없으니까요. 해양 플랜트를 설계한다는 건 단순히 물 위에 있는 구조물만 설계하는 게 아닙니다. 물 아래에 잠긴, 석유를 끌어올릴 펌프나 파이프 등 전체적인 설계를 다 포함하죠. 우리나라는 석유가 안 나오니 이런 설계를 해볼 기회가 없어요. 그럼에도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유명한 이유는 물 위의 구조물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선박을 포함해서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새로운 기술을 먼저 수용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지금의 한국 조선산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조선해양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나.
모든 산업이 그렇듯 친환경적인 요소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기름을 20~30% 가량 덜 쓰고도 같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선박이나, 온실가스 같은 유해물질을 덜 배출하는 선박으로요. 이와 관련된 기술이 앞으로 더 주목받을 겁니다.
 


Q 조선해양산업에서는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상대방이 필요한 부분을 잘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선박이든 해양 플랜트든 정말 크잖아요. 구조물 자체의 크기도 그렇고 산업 규모도 크고요. 아주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모두 조화롭게 이뤄져야 하나의 결과를 낼 수 있는 복합적인 구조물이죠.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몇 년에 걸쳐 작업을 진행해요. 같은 나라 사람이면 그나마 수월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경우도 많죠. 그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하고 협력을 잘 할 수 있어야 해요.

Q 졸업 후 진학은 어느 쪽으로 하는지.
크게 둘로 나누자면 연구와 회사입니다. 저는 둘 다 경험해 본 케이스예요. 회사에서 10년 정도 일을 하다가 다시 공부를 해서 교수가 됐거든요. 둘 다 경험해보니 각각 장단점이 있어요. 연구를 하게 되면 본인이 궁금했던, 알고 싶었던 연구 주제를 깊이 공부할 수 있어요. 반면 회사는 깊이 있는 공부는 어렵지만 본인이 알고 있는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고 눈으로 보면서 얻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둘 중에 어떤 경로를 선택하든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2015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안수지 서울대 공대 학생기자
  • 사진

    남승준
  • 에디터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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