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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모든 산업을 이끌어갈 기초과학”

서울공대카페 29 재료공학부

“미래의 모든 산업을 이끌어갈기초과학”재료공학부 강기석 교수는 가볍고 친환경적인 이차전지를 개발하는 연구자다. 그는 “자동차나휴대전화 산업 등 배터리가 필요한 모든 산업은 이차전지의 발전과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강기석 교수에게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재료공학 이야기를 들어봤다.


재료공학부 강기석 교수 공학자가 추천하는 공학, 재료모든 학문의 기초인 재료공학
Q 재료공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대학에 진학할 때 아버지 지인이 공학 분야에 계셨는데, 그 분으로부터 재료공학을 공부하라는 추천을 받았어요. 사실 당시엔 재료공학보다 다른 전공들이 더 주목을 많이 받던 시기였어요. 그런데도 재료공학을 추천하신 건 아마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일 거예요. 전자재료, 기계재료, 바이오재료, 에너지재료…, 수많은 분야에서 재료는 기초 중의 기초입니다.


Q 많은 분야 중에서 에너지 재료를 선택한 이유는.

굉장히 우연한 기회였어요. 제가 MIT에서 유학을 할 당시엔 반도체가 뜨는 분야였어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쪽으로 진학했어요. 하지만 IMF로 사정이 나빠져 저는 장학금을 주는 교수님 연구실로 들어가게 됐죠. 근데 그 교수님이 에너지 재료를 연구하는 교수님이었던 거예요. 그 중에서도 이차전지를요(웃음). 운이 좋았죠. 에너지 재료는 미래 지향적인 분야라 연구하면 할수록 보람이 느껴지는 학문입니다. 갈수록 자원이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는 에너지 재료가 지금보다 더 핵심 연구 분야가 될 겁니다.


가볍고 친환경적인 이차전지 우리 주변의 물질을 전극소재로에너지 신소재 연구실 학생들.

Q 연구 중인 이차전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일차전지가 한 번 쓰고 버리는 전지라면, 이차전지는 충전과 방전이 가능한 전지를 말해요. 쉽게 생각하면 우리가 쓰는 배터리죠.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차전지는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과 같은 전이금속 화합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이금속(주기율표의 3족에서 12족 원소다. 금속 광택을 가지며, 열•전기 전도성이 크고 녹는점과 끓는점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은 대체로 무겁기 때문에 배터리 재료로는 문제가 있습니다. 환경에도 유해하고요. 저는 전이금속을 대체할 전극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이고 가벼운 소재로요.


Q 친환경 이차전지의 재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생체 내 에너지 대사물질을 이용해 전극소재를 만들었습니다. 호흡할 때 필요한 플라빈 아데닌 디뉴클레오티드(FAD, 이하 플라빈)라는 물질입니다. 플라빈은 전자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물질이에요. 산화•환원 반응이 가능하다는 거죠. 이 성질을 이용해 전극소재를 개발했습니다. 공기를 이용한 전극도 있어요. 전이금속의 도움 없이 리튬과 산소가 직접 만나 전자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만든 전극소재입니다. 이 밖에도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 전극소재를 만들기 위해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계와 경쟁하는 공학자 현재 배우는 과정에 충실해야
Q 공학자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있다면.

우선 고등학교 때 배우는 과목은 다 잘하는 게 좋아요. 다 그 나이에 필요한 공부로 짜여져 있거든요. 공대에 진학하는 학생 중엔 간혹 영어를 못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공학자는 영어가 필수예요. 우리나라에서 1등이 아니라 세계에서 1등인 기술을 만들어야, 다른 나라들이 우리 기술을 수입하려고 하겠죠. 그래서 결론은 영어까지도 잘해야 한다는 말입니다(웃음).


Q 학과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할지.

학과 선택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학문을 정말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학문을 집중적으로 알아보고 선택을 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더라도 괜찮아요. 저 역시 우연한 기회에 재료공학을 선택하게 됐고 이차전지 연구까지 하게 됐죠. 처음엔 잘 맞는지 아닌지 몰랐지만, 계속 이 학문을 좋아하려고 하다 보니까, 정말로 좋아지게 되더라고요. ‘가장 뛰어난 사람은 그 일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죠? 그 말이 정답이에요.


졸업생 生生 인터뷰 - 김종승KAIST 신소재공학과 학사, 석사 졸업서울대 에너지 신소재 연구실 박사 졸업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장치개발관리부 선임연구원

“원자로 기술로 고성능 이차전지 개발”
원자로 기술을 이용해 더 뛰어난 성능의 리튬이차전지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고용량의 배터리를 만들려면, 전자가 양극에서 빨리 이동해 큰 전력을 내게 하는 전극재료의 개발이 중요해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중성자를 이용해 전극재료의 구조를 분석합니다. 개발된 이차전지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배터리로 사용돼 전자기기의 성능을 높여주죠.

“100전 101기, 공학도의 운명”
석사, 박사과정은 물론이고 학사과정에서 하는 실험도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100번 중에 한 번 성공하면 다행일 정도기 때문에 끈기는 필수입니다. 저는 새로운 전극재료를 개발할 때, 몇 달 동안 실험조건을 조금씩 바꿔가며 하나의 물질을 합성하는 데에만 매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연구실에 콕 박혀 지냈죠. 하지만 마침내 합성에 성공했을 때의 기분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배움의 권리를 즐겨라”
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이 너무 이론 중심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돼요. 저처럼 박사 과정까지 마친 사람들도 전공 분야가 아니면 학사 때 배웠던 내용이 전부거든요. 그래서 학사과정 때 기초적인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선배들이나 교수님께 여쭤보세요.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건 학생만이 가진 특권이니까요.


재학생이 전하는 꿀팁 - 이윤구서울대 재료공학부1학년(수시 전형)

“ 해설지보다 연습장을 가까이”
문제를 풀다보면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때 바로 풀이방법을 보는 게 아니라 최소한 10~20분 정도는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오랜 고민 끝에 문제가 풀렸을 때 그 희열은 남은 공부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죠. 설령 문제를 풀지 못했더라도 기억에 훨씬 오래 남아 비슷한 문제를 접했을 때 자신 있게 풀 수 있어요.

“입시가 아닌 나를 위한 활동”
고등학교 2~3학년이 되면 입시가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나의 모든 활동을 입시에 맞추곤 해요. 하지만 꾸준한 공부를 하기 위해선 자신이 즐길 수 있는 동아리 활동도 필요해요. 저는 고등학교 2년 동안 축구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동아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힘든 수험생활에 활력소가 되기도 했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부담도 적었던 거 같아요. 수험생 여러분도 자신에게 맞는 취미 활동을 하나 정도는 갖는 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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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최민정 서울대 공대 학생기자
  • 사진

    이서연
  • 에디터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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