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를 발견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 실험에서 지금까지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새로운 입자의 붕괴 현상이 처음 관측됐다. 여기에는 한국 연구진이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검출기가 큰 역할을 했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연구진은 중성 B중간자(B0)가 뮤온으로 붕괴하는 과정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네이처’ 5월 13일자에 발표했다. B중간자는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인 양성자를 고속으로 충돌시켰을 때 아주 짧은 시간 동안(10-12초) 존재하는 입자로, 생성되자마자 곧바로 다른 물질로 변해버린다. 물리학에서는 이를 ‘붕괴’라고 한다. 물리학자들은 그동안 B중간자가 뮤온이라는 물질로 붕괴할 것으로 예측해왔지만, 그 가능성이 10억 분의 4 정도로 매우 낮아 지금까지 실험으로 증명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붕괴 반응을 6시그마(99.9999998%)의 정확도로 확인했다. 이는 2013년 힉스의 존재를 확인한 5시그마보다 더 명료한 결과다. 특히 B중간자가 붕괴해 만들어진 2개의 뮤온 입자를 검출하는 데는 한국 연구팀이 개발에 참여한 뮤온 검출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