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을 발생시키지 않고 계산을 할 수 있는가? 순수이론적인 이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IBM '왓슨'연구소에서 계산기의 이론적 한계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R.랜더워'박사와 파라메트론 계산기를 개발한 일본 도쿄대학 '고토 히데카즈'교수가 최근 도쿄에서 개최된 제3회 양자역학의 기초에 관한 국제회의(ISQM)에서 격론을 벌였다.
'랜더워'박사의 주장은 입력된 정보를 일체 버리지 않고 계산을 하면 출력에서 입력으로까지 이를수가 있으며 따라서 열역학적으로도 가역(可逆)이 되어 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반도체 연구학자들을 중심으로 '무발열계산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견해가 강하게 일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견해가 논리적인 가역성과 열역학적인 가역성은 별도의 것이며 가령 논리적으로 가역인 회로가 있다고 해도 계산을 어느 방향으로 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에너지가 필요하게 되며 그 때 열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고토'교수의 주장은 이런 '무발열 불가능론'과는 전혀 다른 '무발열계산은 가능하며 그럴때 논리적으로 불가역이어도 상관이 없다'는 좀더 진보적인 것이다.
양자역학국제회의에서 두학자가 격론을 벌인데 대해 많은 물리학자는 별로 의미없는 토론이 아닌가 하는 쪽이 많았고 양쪽으로 갈린 의견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두 학자의 주장이 너무도 자신있고 강하여 앞으로 어느쪽이든 명백하게 증명될 것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