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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변기 고치는 데 드는 수백억, 아낄 수 있어요”

‘우주변기’ 아이디어로 세계대회 우승한 한국 청소년들

지난 수십 년간 우주항공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우주변기는 여전히 불편하고, 잘 고장난다. 한 마디로 골칫덩이다. 여기 우주비행사들의 말 못할 고민을 해결해준 학생들이 있다. 3월 16일 ‘미국 청소년 아이디어 공모전’ 항공우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스파이럴 솔루션팀이다. 이상민(인하사대부고 3), 김강산(민족사관고 3), 조청호(용인외대부고 2), 이성문(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1) 학생으로 이뤄진 이 팀은 고장 염려 없고 간편한 우주변기 아이디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페이스북 친구인 이상민 학생과 메신저를 주고받았다.

Q 축하합니다. 처음에 어떻게 아이디어를 내게 됐나요?
A 우주정거장이나 유인우주선에서 쓰는 변기가 무척 불편하다는 기사를 봤어요. 관이 7cm 정도로 좁아서 대소변을 함께 볼 수 없고, 전자제품이라 고장도 잘 나고요. 저희는 공기를 빨아들이는 대신 물을 내려서 배설물을 치우는 방법을 생각했어요. 대소변을 함께 볼 수 있도록 지름도 30cm 정도로 만들고요. 볼일을 보기 전에 손잡이를 한 번 세게 잡아당기면 물이 고압으로 분사돼 변기 안을 빙글빙글 돌아요. 이 상태에서 볼일을 보면 원심력에 의해 대변과 소변이 분리되죠. 전기를 아예 안 쓰기 때문에 고장날 염려도 없어요.

Q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A 돈이 없는 게…(웃음). 전부 고등학생이었으니까요. 작년 3월부터 팀원들과 주말마다 모여 대회를 준비했는데, 스터디룸을 빌리는 것도 부담스럽더라고요. 다른 팀 중에는 대학과 연계해서 지원을 받는 팀도 있더라고요. 지도교수님도 있고, 대학 연구실도 쓰고…. 우주변기 시제품을 만들 때는 3D프린터를 구할 수가 없어서 고생하다가 대회 3일 전에 부랴부랴 인쇄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Q 우승까지 할 것이라곤 예상하기 어려웠겠네요.
A 전혀 생각도 못했죠. 심지어 우승팀을 부를 때 팀원들은 졸고 있었어요. 사회자가 계속 저희 팀 이름을 부르며 찾으니까 그제야 정신을 차렸죠. 스페이스X, 록히드마틴,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온 심사위원들이 “지금의 변기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혁신적인 기술”이라면서 상을 줬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대회를 주최한 콘래드재단에서 받은 연구비로 상용화할 수 있는 우주변기를 만들 예정입니다.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게 목표고요. 팀원들과 만나게 된 한국청소년항공우주학회를 발전시키고, 졸업 후엔 항공우주공학개발자로 성공하는 게 꿈이에요.
 

2015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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