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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나를 디자인한다] “바이오이미징이 우리나라 먹여 살릴 겁니다”

서울대공대카페 26 전기·전보공학부





 젊은 과학자의 두 가지 원칙


약자를 도울 수 있는 기초과학



Q MRI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학교를 졸업한 1998년에는 전자공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통신에 뛰어들었습니다. 저도 통신회사에서 병역특례로 일하면서 모뎀 속도를 높이는 일을 했어요. 돈이 되고 관심 받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답답했습니다. 통신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일은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진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돕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약자를 도울 수 있는 학문’과 ‘기왕이면 기초과학을 연구하자’는 저만의 원칙을 세우고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러던 중 MRI를 만났습니다. MRI야말로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학문입니다.


Q 공대와 기초과학은 완전 다르지 않나


기초과학이 없으면 응용도 없습니다. 처음 기초원리를 발견한 사람이 응용할 때 시너지도 더 큽니다. 특히 MRI 같은 융합과학에는 경계가 없습니다. 우리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는 학생들은 전자공학은 물론이고 해부학, 생리학도 알아야 합니다. 의사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만 좋은 MRI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공부할 게 많다고 투덜거리지만 학자로서는 더 좋은 일입니다. 여러 분야를 섭렵함으로써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전문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넓게 공부해라

아는 것이 창의성의 힘!



Q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는 특별한 팁이 있나


한국 학생들은 자신만의 한계를 설정해놓고 그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분야에 흥미를 갖도록 꾸준히 노력해보세요. 예를 들어 논문을 읽을 때도 전자공학을 연구하다고 해서 그 부분만 읽는 것이 아니라, 어렵더라도 생물이나 화학 같은 다른 분야의 논문도 조금씩 읽어보는 겁니다.


Q 대학생활에 아쉬움이 남는 게 있다면


공부를 아주 잘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소자나 양자역학이 어려웠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그쪽 분야를 연구하고 있지만요.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른 학과 수업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학부 수업이 아니고는 그렇게 잘 짜인 수업을 받을 기회도, 시간도 없습니다. 저는 통계학 수업을 듣지 않아서 대학원 때 무척 힘들었어요. 혼자 공부하느라 몇 배나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전자공학을 공부하는 후배님이라면 물리, 수학, 생물 수업을 추가로 들어보세요. 더 넓게 공부하세요. 지식이 없으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바이오이미징 시대
전자공학의 라이징 스타




Q 요즘 뜨는 분야는.



제 입장에서는 당연히 바이오이미징(생명현상을 시각화하는 연구)입니다. 조금 과장하면 앞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분야입니다. 차세대 에너지 시장도 주목할 만합니다. 다만 이 분야는 국제 유가에 영향을 받습니다.


Q 바이오이미징 기술 중 MRI의 장점은


CT나 X레이보다 MRI는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MRI의 기본 원리는 물속 수소원자가 자기장에 반응하는 것인데, 우리 몸의 70%가 물입니다. 맘만 먹으면 뇌 속 동맥, 정맥, 뉴런(신경세포) 등 거의 모든 곳을 뇌를 열지 않고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상용화된 MRI 종류만 10가지가 넘을 정도입니다.


제가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뉴런을 감싸고 있는 마이엘린의 두께를 측정하는 기술입니다. 뉴런이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전선이라면 마이엘린은 전선을 감싼 피복이에요. 마이엘린이 두꺼울수록 신호전달 속도가 빨라집니다. 신경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이엘린 지도를 완벽히 그려서 질병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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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송준섭 기자
  • 사진

    이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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