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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Tech] “빛이 학문-국가의 경계 넘어 온 세상을 이롭게 비추길”

유엔 ‘2015 세계 빛의 해’ 개막식

“빛이 학문-국가의 경계 넘어 온 세상을 이롭게 비추길”


“2009년에 광섬유, 2012년에 양자물리학 그리고 지난해 청색 LED까지. 최근 10년 새 광학 분야에서 노벨상이 쏟아지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21세기는 광학이 이끌어 갈 것입니다.” 1999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아메드 즈웨일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의 기조연설이 끝나자 장내는 뜨거운 박수로 가득 찼다.


85개국 1500명 참석 ‘뜨거운 열기’


지난 1월 19~20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는 유엔이 정한 ‘세계 빛의 해(International Year of Light)’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파리는 테러 위험 경고 수준이 최고 등급까지 올랐지만 개막식에는 세계 85개국 1500여 명이 모였다. 즈웨일 교수를 포함해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스티븐 추 교수 등 노벨 과학상 수상자 5명과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 저명인사 63명이 연사로 참석해 행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국 기자로는 유일하게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유엔은 1959년부터 매년 한 해에 국제사회가 기념할 만한 주제를 정하는데 올해는 광학 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빛의 해로 정했다. 올해가 ‘과학의 암흑기’로 불리는 중세시대에 아랍에서 빛 연구를 꽃피운 이슬람 과학자 이븐 알하이삼이 ‘광학’이라는 책을 펴낸 지 100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18세기 프랑스 물리학자 오귀스탱장 프레넬이 빛의 파동 개념을 제시한 지 200년이 되는 해이자, 19세기 영국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전자기 이론을 제안한 지 150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지 100년이 되는 해라는 역사적 의미도 갖고 있다.


이슬람 학자의 ‘광학’ 집중 조명


이 중에서도 개막식 행사장에 마련된 특별 전시장은 알하이삼에 대한 것이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으로 당시 파리는 분위기가 뒤숭숭했지만 전시장은 참석자들의 열기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이슬람 전통의상인 ‘칸두라’를 입고 참석한 지아드 알드리스 유네스코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아랍 과학자가 저술한 책이 서구 과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데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븐 알하이삼은 오늘부터 아랍인들의 친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빛이 학문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 온 세상을 이롭게 비추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칠레, 튀니지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다. 최신 광학기술로 개발도상국을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로 참석한 날레디 판도르 과학기술부 장관은 “아프리카 사람들의 70%는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며 “정보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기념행사 잇따라


이번 개막식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는 올해 빛의 해를 기념하는 행사들이 잇따라 열린다. 이번 달 5일 타이완 타이중현에서는 열흘간 전등축제가 개최되고, 7월 인도 툼쿠르에서는 ‘빛, 예술 그리고 문화’라는 제목의 전시가 계획돼 있다. 국내에도 노벨상 수상자 강연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광학회는 이번 개막식에서 유럽광학회(EOS), 일본광학회(OSJ)와 세계 빛의 해 기념행사 성공 개최와 향후 학술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광학 분야에서 서양과 동양을 대표하는 유럽, 일본과 학술 교류 협정을 체결한 일은 한국의 광학 연구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뜻한다. 세포 홍카넨 유럽광학회장은 “한국이 발표하는 논문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며 협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세계 빛의 해 기념 행사

201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프랑스 파리=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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