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Life & Tech] EXO직캠 찍어볼까?

EXO직캠 찍어볼까?

외계행성은 천문학에서 아주 핫한 분야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를 비롯해 주요 학술지에도 관련 논문이 자주 올라온다. 외계행성은 태양이 아닌 다른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을 말한다(당연히 태양계 바깥에 있다). 우리은하에만 수십억 개의 외계행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슈나이더가 알려준 방법으로 외계행성을 찾는 일이 진짜 가능할까?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에 연락해봤다. “외계행성이요? 그건 아직 우리쪽에서 관측한 사람이 없는데.” 그럼 그렇지, 그렇게 쉬웠으면 진즉에 관측했게. 이런 생각을 하는데 전화기 너머로 말이 이어졌다. “근데 한 사람 추천해줄 수는 있어요. 관측부장님인데, 한 20년 정도 천체 관측하신 분이거든요.” 오, 관측경력 20년? 외계행성 찾는 작업이 실제로 가능한지, 외국 학자의 허풍인지 구분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전화를 걸었다.

외계행성 관측에 필요한 간단한(?) 준비물

DSLR로 외계행성 찍어볼까

전화를 받은 이는 교사였다. 서울 풍문여고에서 천체관측반을 맡고 있는 조용현 과학교사. 그는 호기롭게 대답했다. “영상 봤는데요, 조건만 맞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전문가(?)가 그렇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일단 조 교사를 만나러 인사동 건너 풍문여고로 향했다. 마침, 간 날은 방학 바로 전날. 여학생들이 생기 넘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벌써 봄이 온 듯했다.

조 교사는 슈나이더가 외계행성을 찾은 방법을 쉽게 설명해줬다. 일단 관측할 ‘외계항성(별)’부터 정한다. 외계행성은 빛나지 않아 그 자체로 관측할 수가 없다. 대신 지구와 외계항성 사이에 외계행성이 들어오면 그림자가 져서 항성이 어두워지는 걸 보고 간접적으로 찾는 것이다.

“멀리 떨어진 항성을 카메라로 찍을 때는 ‘밝기’와 ‘크기’가 비례합니다. 행성이 일정한 주기로 항성을 공전하면서 그림자를 만드니까, 항성의 크기도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합니다. 항성의 크기변화를 관찰하면 외계행성이 어느 정도 큰지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문용어로 ‘식변광성에 해당하는 현상을 맥동변광성 관측요령으로 관측한다’고 하지요.”

관측 자체는 쉬워보였는데, 그 뒤에 숨어있는 이론은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일반인이 외계행성을 찾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슈나이더는 e메일 인터뷰에서 “외계행성을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성을 예로 들었다. “토성에 고리가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하지만 그 고리를 사진으로 본 사람과 눈으로 직접 본 사람은 다릅니다. 눈으로 봐야 진짜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됩니다.”

그동안 외계행성은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외계행성을 연구하고 있는 김승미 광학 천문본부 책임연구원은 “외계행성을 관측할 수 있게 된 지가 얼마 안 됐다”면서 “아직 소행성 분야처럼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많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외계행성은 1992년 처음 확인된 이후로 거의 발견되지 않다가, 2009년 케플러우주망원경 발사 이후로 활발하게 연구가 시작돼 지금까지 2000개가 밝혀졌다. 절반은 케플러 망원경이 찾은 것이다. 김 연구원은 “특히 외계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구형 행성이 과학적인 의미가 높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풍문여고 천체관측반 학생들과 함께 3월부터 안드로메다자리의 ‘웁실론A’와 기린자리의 ‘XO-3’ 별에 있는 외계행성을 관측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진행되는 일반인 외계행성 탐사는 ‘과학동아’가 중계한다. 따뜻한 봄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주 저 멀리 떨어진 또 하나의 지구를 상상하는 것만큼 낭만적인 일이 또 있을까.
 
외계행성을 찾기로 한 서울 풍문여고 천체관측반과 조용현 지도교사(왼쪽 끝)
[외계행성을 찾기로 한 서울 풍문여고 천체관측반과 조용현 지도교사(왼쪽 끝)]

201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변지민 기자
  • 사진

    변지민 기자

🎓️ 진로 추천

  • 천문학
  • 물리학
  • 지구과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