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각류(이족 보행한 용반류) 공룡으로부터 조류가 진화했다는 가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1990년대 중국 랴오닝성 등지에서 깃털 달린 공룡이 발견되며 새의 공룡기원설에 힘이 실렸다. 그렇다면 현생 조류 가운데 공룡의 ‘직계 후손’은 누구일까.
최근 닭이 공룡과 가장 가까운 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켄트대 생물학과 다렌 그리핀 교수팀이 닭과 칠면조를 비롯해 잉꼬, 금화조 등 현존하는 새 21종의 유전체(게놈)를 비교한 결과, 닭과 칠면조의 유전체가 원시 조류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는 ‘국제 조류 계통분석 컨소시엄’이라는 국제공동연구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20개국 200여 명의 과학자들이 4년 간 조류 48종의 게놈을 분석해 조류 진화계통도를 작성한 이 컨소시엄을 통해 조류가 공룡 멸종 이후 다양한 종으로 분화하는 ‘빅뱅 진화’를 겪었다는 학설이 확인됐다.
그리핀 교수팀은 잉꼬와 금화조에서 다른 새보다 게놈이 빠르게 변했다는 결과도 알아냈다. 이는 명금류(songbird)와 그 친척 종들이 빠른 속도로 종이 분화한 사실과 일치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BMC유전학저널’ 12월 11일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