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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데니소바인의 ‘결혼’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에 사는 티베트인들은 고산병에 걸리지 않는다. 고산병은 높은 지대에서 산소가 부족해 고통을 겪는 병인데, 티베트인은 특별한 유전자가 있어 이런 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유전자가 현생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가 원래 지니고 있던 유전자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UC버클리 통합생물학과 라스무스 닐센 교수팀은 티베트인에게 고산병을 예방해주는 ‘변형 EPAS1’ 유전자가 친척인류인 ‘데니소바인’에게서 왔다는 사실을 밝히고 그 결과를 ‘네이처’ 7월 2일자에 발표했다.


데니소바인은 2008년 시베리아에서 처음 발견된 고인류로, 지금으로부터 8만~3만 년 전에 시베리아와 우랄산맥 등지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데니소바인의 유전체지도에서 변형 EPAS1이 처음 발견됐는데,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다른 고인류에서는 찾을 수 없는 유전자였다. 연구팀은 티베트인들도 비슷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티베트인 87%가 EPAS1 변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2010년에 이미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데니소바인과 티베트인이 가지고 있는 변종 유전자가 같은 종류인지 확인했다. 티베트인 40명의 유전자를 조사해 유전자를 분석했는데, 비교 결과 데니소바인과 같은 종류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닐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생 인류가 (데니소바인과의 결혼을 통해) 멸종한 인류의 유전자를 받아들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매우 명백하고 직접적인 첫 번째 증거”라고 말했다. ◦

2014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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