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ISEF2014 한국대표 동행기 “도전정신은 우리가 세계 최고”](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2014/06/150134905953950fa7ab9bf.jpg)
연구주제는 가까운 곳에 있다
“2009년 이안류 때문에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100명이 넘게 바닷물에 쓸려나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안류는 물살이 매우 빠르기로 유명한데요, 그 힘을 파력발전에 이용해보고 싶었습니다.”
경기고 2학년 이찬 군은 ‘이안류를 이용한 파력발전 시스템’을 고안해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안류란 거꾸로 가는 파도, 즉 해안에서 바다 방향으로 흐르는 해류를 말한다. 이 군은 이안류가 빠르게 빠져나갈 때 바닷물의 높이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이용하는 파력발전기를 제안했다. 새 발전기의 효율은 기존대비 1.6배. 이 군은 “아직까지 파력발전이 널리 실용화되지못한 까닭이 설비가 비싸기 때문”이라며 “효율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비용도 낮아지는 만큼 파도가 센 동해바다에서 실용화되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민족사관학교 3학년 이지나 양, 제동일 군은 하수처리장에서 분리한 박테리아로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데 성공해 특별상을 3개나 수상했다. 제 군은 “비슷한 선행연구가 여럿 있었지만 박테리아 추출부터 플라스틱 생산까지를 한 번에 한 연구는 없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두 학생의 연구결과 중 추출한 박테리아에게 커피를 끓이고 남은 찌꺼기를 영양소로 주어 바이오플라스틱을 직접 생산한 부분에 단연 눈길이 갔다. 이 양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플라스틱 생산이 가능하다는 걸 직접 보여준 것이 심사위원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 양은 “이번에 수상한 덕분에 특별상을 준 세계경제포럼에 직접 초대받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이안류를 이용해 파력발전 효율을 1.6배 증가시킨 이찬 군. 파킨슨 병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재치있는 장치를 만든 이형근 군(왼쪽)과 윤상진 군.](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2014/06/7313034565395106e8fb18.jpg)
질문으로 심사위원들의 경종을 울리다
“선생님은 수업 도중 갑자기 왜 창문을 열었을까요? 어머니는 요리 도중 갑자기 왜 창문을 열었을까요?”
정답은 실시간으로 관측된 실내 대기오염 때문! 대구 과학고 3학년 송영운 군은 질문을 이용한 설명으로 실내대기 오염을 마치 다른 나라 이야기로만 여기던 심사 위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데 성공했다. 송 군이 만든 ‘믿음이’는 아두이노 기반의 대기관측 센서와 스마트폰앱으로 구성됐다. 아두이노란 교육용으로 인기가 높은 오픈소스 기반 보드 컨트롤러다. 송 군은 실외대기관측장비는 많지만 실내대기를 관측하는 장비는 거의 전무하다는 현실에 착안해 믿음이를 개발했다. 개발 기간만 5년으로, 송 군은 엔지니어링 부분 부문별 3등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과학영재학교 3학년 이형근 군, 윤상진 군은 파킨슨병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측정장비를 만들어 엔지니어링부문 부문별 4등상을 차지했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손목 부분의 근력부터 위축되기 시작한다는 데서 착안한 장비다. 이 군은 “센서를 좀 더 정밀하게 만들고,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해 파킨슨병을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고든무어상은 미국 보스턴의 네이슨 한에게 돌아갔다. 네이슨 한은 유방암과 관련된 유전자 변형을 연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대표팀 관계자는 “다른 나라 팀들은 수 년씩 연구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대표팀은 길어야 1년 정도”라며 “학생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한국에서도 조성된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