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따라, 같은 표정 다른 기분](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2014/04/10792890075359c7adc0f25.jpg)
해외에서 말이 통하지 않을 때는 손짓과 발짓, 갖은 얼굴 표정까지 동원한다. 그런데 문화가 다른 곳에서는, 무언의 표정이 오히려 상대방을 헷갈리게 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심리학과 리사 페들만 바렛 교수팀은 아프리카 나미비아 힘바족 54명과 미국인 68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먼저 이들에게 다양한 표정이 찍힌 사진을 36장 보여주었다. 사진 속 인물은 기쁨, 슬픔, 분노, 공포, 역겨움, 무표정, 이렇게 총 6가지 감정 중 하나가 담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배경이나 옷 등 얼굴 외의 정보는 모두 똑같았다. 그 뒤 실험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6가지 감정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사진을 감정에 따라 나누라고 지시했다. 나머지 절반에게는 감정을 알려주지 않고, 마음대로 기준을 세워서 6가지로 나누라고 했다.
그 결과 나미비아 힘바족과 미국인은 6가지 감정을 구분하는 기준이 많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역겨움과 슬픔을 나타낸 표정에 대해, 미국인은 모두 비슷하게 구분했다. 하지만 힘바족은 각양각색으로 해석했다. 두 국가에서 차이가 없는 표정은 기쁨과 공포뿐이었다. 연구팀은 “역겨움, 분노 등의 표정은 본능적인 게 아니라 문화적으로 표현한다는 뜻”이라며 ”인간의 기본 감정은 6가지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