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1일 우리나라 충남 태안군에 규모 5.1의 지진이 일어나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진파를 인공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 에마뉘엘 자블로 교수팀은 지진파가 건축물을 통과할 때 파동이 지닌 힘(에너지) 자체를 줄이는 ‘지진 메타물질’ 실험에 성공해 물리학술지 ‘피지컬리뷰레터스’ 4월 4일자에 발표했다.
메타물질은 흔히 ‘투명망토 기술’로 불린다. 통과하는 빛이 물체에 직접 닿지 않아 마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되기 때문이다. 물체 주변을 원자로 촘촘하게 둘러싸 빛이나 소리, 진동과 같은 ‘파동’의 흐름을 조작하는 게 핵심이다.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에너지를 줄이거나 방향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자블로 교수팀은 이 현상을 지진에 응용했다. 먼저 2012년부터 프랑스 그르노블 지역 인근 한 고산 지대에서 폭약을 이용해 인공 지진파를 일으켰다. 그 뒤 지진파의 진동주기를 측정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구덩이 크기를 계산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깊이 5m, 너비 0.32m 크기의 구덩이를 1.5m 간격으로 촘촘히 파냈다. 여기에 인공 지진파를 일으켰더니 지진파의 힘이 한층 약해졌다.
연구팀은 “지진파를 다른 방향으로 비켜 가게 하거나 다른 에너지로 변환하는 데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