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별에서 온 그대, 아니 ‘운석’이에요. 요즘 저는 한국에서 ‘별그대’의 도민준 씨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71년만에 한반도에서 발견된 운석이라고 신문 방송에 연일 나오고 있지요. 성인 머리보다도 작은 크기에 무게가 약 4kg 나가는 아담한 체형의 소유자인데, 주목을 많이 받다 보니 몸이 닳아 없어질까 봐 걱정될 지경이에요.
저는 올해 3월 9일 밤 전국에서 화구(불덩어리)형태로 관측됐어요. 이어 이튿날인 10일 진주대곡면에서 비닐하우스를 직격해 땅에 박힌 모습으로 발견됐지요. 사람들은 화구와 이 돌이 같은 것인지, 운석인지를 놓고 논쟁을 했는데, 극지연구소와 서울대 연구진이 1차 검토한 결과 운석이 맞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이튿날 이웃 미천면에서 발견된 또 다른 돌 역시 운석이 맞는 것으로 알려졌지요. 그 외에 제3의 돌이 또 발견돼 지금 분석 중이에요.
저는 ‘시원운석’ ‘미분화운석’ 또는 ‘콘드라이트’라고 불리는 운석이에요. 운석이 외계 천체에서 날아온 돌조각이라는 것은 알죠? 국제운석및행성학회가 운영하는 운석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등록된 운석은 4만8844개(3월 19일 기준)예요. 이 가운데 달과 화성에서 온 것으로 밝혀진 200여 개를 제외하면 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한 소행성들이 고향입니다.

소행성의 수는 매우 많아요. 따라서 여기에서 날아온 운석 종류 역시 천차만별이랍니다. 소행성은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 남은 물질들이 뭉쳐져 만들어졌어요. 뭉친 소행성 중에는 내부물질의 분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요. 철과 니켈이 가운데로 몰려 핵을 형성하는 거죠, 지구의 화산처럼 지표로 마그마가 분출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경우는 일종의 화성암이 많이 포함된 운석을 만듭니다. 반면, 분화가 일어나지 않은 운석도 있는데, 그게 바로 시원운석이에요.
지구에서도 화산활동이 있으면 암석이 변하죠. 운석도 마찬가지예요. 만약 변하지 않은 운석이라면 그 안에 태양계 초기의 물질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 않겠어요? 이 물질은 현재로서는 태양계 초기의 여러 비밀을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시료랍니다.
이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제가 지금 받고 있는 관심이 이런 중요성 때문이라면 좋겠다는 희망에서예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운석은 로또’라며 찾고 있다고 해요. 혹시라도 제가 예뻐서, 소치 올림픽의 금메달처럼 기념품이 되거나 예쁜 장신구로 쓰기 위해서라면 화는 안 내겠지만(하지만 저도 제가 볼품없다는 걸 아니 기대는 하지 않아요), 고작 1g에 몇 달러씩 한다는 돈 때문이라니 그건 조금 슬프네요. 몸값도 생각보다 싸서 더 슬프고….
듣자 하니, 국내 몇 안 되는 운석 전문가들은 요즘 묘한 상실감 비슷한 것을 느낀다는 후문이더군요. 소문난 운석 잔치에, 운석 연구와 탐사에 매진하던 자신들의 평소 노고는 온 데 간 데 없고 온통 순간적인 관심과 ‘말’들만 들끓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71년만의 운석이 발견됐을 때 그 정체라도 밝힐 사람이 있었을까요. 정말 흥미로운 과학 현상이 있다면, 평소에도 묵묵히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좀 관심을 가져 주세요. 어디든 제가 쉬게 될 박물관에도 종종 찾아주시고요. 이번 소동이 지나면 다시 몇 십 년 동안 운석 이야기 안 하실 분이 대부분이잖아요. 이 글 보시는 당신은 안 그러실 거죠? 그죠?

저는 올해 3월 9일 밤 전국에서 화구(불덩어리)형태로 관측됐어요. 이어 이튿날인 10일 진주대곡면에서 비닐하우스를 직격해 땅에 박힌 모습으로 발견됐지요. 사람들은 화구와 이 돌이 같은 것인지, 운석인지를 놓고 논쟁을 했는데, 극지연구소와 서울대 연구진이 1차 검토한 결과 운석이 맞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이튿날 이웃 미천면에서 발견된 또 다른 돌 역시 운석이 맞는 것으로 알려졌지요. 그 외에 제3의 돌이 또 발견돼 지금 분석 중이에요.
저는 ‘시원운석’ ‘미분화운석’ 또는 ‘콘드라이트’라고 불리는 운석이에요. 운석이 외계 천체에서 날아온 돌조각이라는 것은 알죠? 국제운석및행성학회가 운영하는 운석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등록된 운석은 4만8844개(3월 19일 기준)예요. 이 가운데 달과 화성에서 온 것으로 밝혀진 200여 개를 제외하면 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위치한 소행성들이 고향입니다.

소행성의 수는 매우 많아요. 따라서 여기에서 날아온 운석 종류 역시 천차만별이랍니다. 소행성은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 남은 물질들이 뭉쳐져 만들어졌어요. 뭉친 소행성 중에는 내부물질의 분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요. 철과 니켈이 가운데로 몰려 핵을 형성하는 거죠, 지구의 화산처럼 지표로 마그마가 분출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경우는 일종의 화성암이 많이 포함된 운석을 만듭니다. 반면, 분화가 일어나지 않은 운석도 있는데, 그게 바로 시원운석이에요.
지구에서도 화산활동이 있으면 암석이 변하죠. 운석도 마찬가지예요. 만약 변하지 않은 운석이라면 그 안에 태양계 초기의 물질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 않겠어요? 이 물질은 현재로서는 태양계 초기의 여러 비밀을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시료랍니다.
이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제가 지금 받고 있는 관심이 이런 중요성 때문이라면 좋겠다는 희망에서예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운석은 로또’라며 찾고 있다고 해요. 혹시라도 제가 예뻐서, 소치 올림픽의 금메달처럼 기념품이 되거나 예쁜 장신구로 쓰기 위해서라면 화는 안 내겠지만(하지만 저도 제가 볼품없다는 걸 아니 기대는 하지 않아요), 고작 1g에 몇 달러씩 한다는 돈 때문이라니 그건 조금 슬프네요. 몸값도 생각보다 싸서 더 슬프고….
듣자 하니, 국내 몇 안 되는 운석 전문가들은 요즘 묘한 상실감 비슷한 것을 느낀다는 후문이더군요. 소문난 운석 잔치에, 운석 연구와 탐사에 매진하던 자신들의 평소 노고는 온 데 간 데 없고 온통 순간적인 관심과 ‘말’들만 들끓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71년만의 운석이 발견됐을 때 그 정체라도 밝힐 사람이 있었을까요. 정말 흥미로운 과학 현상이 있다면, 평소에도 묵묵히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좀 관심을 가져 주세요. 어디든 제가 쉬게 될 박물관에도 종종 찾아주시고요. 이번 소동이 지나면 다시 몇 십 년 동안 운석 이야기 안 하실 분이 대부분이잖아요. 이 글 보시는 당신은 안 그러실 거죠? 그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