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나무가 하얀 눈을 뒤집어썼다. 풀잎도 호수도 온통 하얗다. 파랗고 깨끗한 하늘이 청명한 겨울 향기를 더한다. 한적하고 조용한 프랑스 어느 호숫가의 겨울 풍경 같은 이 사진은 사실 봄에 찍은 사진이다. 하얀 눈이 쌓인 것처럼 보이는 나뭇잎도 실제로는 파릇한 녹색이다. 프랑스의 사진작가 다비드 케오슈케리앙은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해 색채를 요리한다.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적외선을 사진에 담으면 반전 필름 같은 독특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진 배경은 그가 살고 있는 프랑스 쏨므(Somme) 지역. 그는 매일 만나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낯선 아름다움을 포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