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물을 깜빡 잊거나 주의력이 약해진 노인의 뇌를 젊었을 때처럼 생생하게 만들 수 있을까. 최근 비디오 게임을 통해 노인의 떨어진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개선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20대를 능가할정도로 뇌가 ‘젊어’졌다.
미국 UC샌프란시스코 의대 아담 그래즐리 교수팀은 ‘뉴로레이서’라고 이름 붙인 3차원 비디오 게임을 개발했다. 이 게임은 조이스틱으로 자동차를 조종하면서 길을 운전하다가, 특정 도형(파란 원)이 화면에 나오면 오른손으로 맞추는 게임이었다. 단순하지만 게임을 하는 사람의 인지능력을 측정할 수 있게 설계했다.
연구팀은 두 가지를 실험했다. 먼저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여자 174명을 모집한 뒤 게임을 시켜서 인지 능력을 측정했다. 이어서 60~85세의 노인 46명만 따로 모아 하루 1시간씩 일주일에 세 번, 모두 한 달 동안 게임을 훈련을 시켰다. 이 때 게임이 능숙해지면 게임의 난이도를 차츰 높였다. 그리고 훈련 전후로 인지능력의 변화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첫 번째 실험에서는 예상대로 나이가 들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졌다. 그런데 한달 훈련을 하자 인지능력이 크게 개선돼, 훈련받지 않은 20대보다도 뛰어났다. 일시적인 결과인지 확인하기 위해 5개월 뒤 다시 측정을 했지만 여전히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그래즐리 교수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인지 능력을 높였다” 고 설명하면서도 “게임이 (뇌를 깨우는 데) 만능이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 9월 5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