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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와 IBM도 우리의 후발주자”

서울공대 카페 ➒ 전기·정보공학부 차상균 교수




전기·정보공학부를 “전기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이 합쳐진 학부”라고 소개했다. 좀 더 한 마디로 학부를 표현할 수는 없냐고 재차 묻자, 차 교수는 약간 뜸을 들인 후 “전기신호로 도구를 만드는 학부”라고 대답했다. 전기·정보공학부가 다루는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소프트웨어 등등 하나도 빠짐없이 전기신호로 사람을 돕는 도구들이다. 거기에 덧붙여 차 교수는 “오늘날 전기·정보공학부와 관계가 없는 전자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들어와서 아무거나 하나만 열심히 해도 졸업 후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전공 고를 땐 성격도 봐야 해

차 교수가 계속 강조한 건 바로 전기·정보공학부 졸업생들의 넓은 활동 범위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력시스템, 무선통신, 공정제어, 소프트웨어 등등 전기·정보공학부와 관련이 없는 것을 찾는 일이 더 힘들 지경이다. 그래서 학부에 들어온 학생이 4년 동안 해야 할 일은 자신과 잘 맞는 분야를 찾는 것. 학부 과정은 다양한 경험을 주지만 전문가로서 활동하려면 깊이 있는 공부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학부 졸업생 중 70% 이상이 대학원으로 진학한다”고 차 교수는 덧붙였다.

그런데 자신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고르는 데는 본인의 성격도 함께 고려해야 후회가 없다. 차 교수는 “본인 성격이 내성적인지 외향적인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본인 성격이 내성적이라면 기술전문가 쪽으로 진로를 잡는 것이 유리하다. 전문성만 있으면 어느 분야에서든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대기업 임원이나 벤처 창업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혹시 차 교수 본인 성격은 어떤 쪽일까. 차 교수는 2002년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실험실벤처로 성공한 바 있다.

“원래는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미국 스탠포드대에 있을 때 지도 교수님의 질타로 외향적으로 바뀌었어요. 특히 최고경영자(CEO)일 때는 회사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라도 외향적인 성격이 돼야만 했습니다.”

전기·정보공학부가 필요로 하는 학생은 어떤 학생일까. 차 교수는 “수학, 과학실력 외에도 상상력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상력은 앞으로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무엇일지를 예측하기 위해 필요하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바로 용기가 절실하다.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기술로 세계를 선도한다

차 교수의 전문분야는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라는 다소 생소한 기술이다. 수십, 수백 테라바이트가 넘는 빅 데이터를 압축하여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법을 연구하는데, 빅 데이터를 하드디스크 대신 CPU와 가까운 DRAM(동적 램)에 넣고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 빅 데이터를 하드디스크에 두고 처리하면 파일에서 메모리로 불러올 때마다 지체되는 시간이 생긴다. 아예 빅 데이터를 통째로 메모리에 두면 원하는 때에 순식간에 접근할 수 있다. 차 교수팀은 거기다 멀티코어 병렬처리 기술로 속도를 높여 실시간 빅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게 했다.

차 교수는 “하드디스크에 데이터를 넣고 처리할 때보다 10~1000배 정도 빨라졌다”며, “몇 시간 며칠 걸리던 일이 몇 초에서 몇 분이면 끝난다”고 말했다. 빅 데이터에서 원하는 내용을 순식간에 얻어 낼 수 있는 만큼 이를 토대로 사람들의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진다. 차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나 IBM도 우리 연구소가 간 길을 쫓아오는 후발주자”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 메모리데이터 기술의 첫 번째 수혜자는 거대기업과 관공서다. 복잡한 생산 공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고, 수천만 명에 이르는 고객 데이터도 금세 처리할 수 있다. 곧 일반 사용자도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차 교수는 “요즘 흔히 쓰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하면 훨씬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연구개발이 이미 진행 중”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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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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