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3/08/670976810522034a7e9051.jpg)
이번엔 대만이다. ‘소녀시대’ 써니도 왔다.
프랑스와 스위스를 여행했던 꽃할배 H4가 짐꾼 서지니와 함께 8월 말부터 대만 배낭여행을 즐기고 있다.
H4는 평균나이 76세의 할아버지지만 이들을 보면 늙는 게 생각만큼 두렵지만은 않다.
더구나 혹시 노인만의 장점은 없을까.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3/08/17403606025220349d0bf95.jpg)
꽃할배 4명(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옆에는 ‘젊은 일꾼’ 서지니(이서진·43)가 있다. 서지니는 여행지에서 꽃할배들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뭐든지 척척 구해오고 H4가 정한 계획을 실행한다. 왜 서지니는 노인들의 의견에 묵묵히 따르는 걸까. 그저 방송이고, 대선배 이기 때문일까. 혹시 꽃할배들이 누가 봐도 타당한 여행계획을 내놓기 때문은 아닐까.
현대 뇌과학에 따르면 노인의 뇌는 실제로 젊은이보다 더 ‘현명’할때가 많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심리학자 셰리 윌리스는 ‘시애틀 종단 연구’라고 부르는 장기 뇌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40년 동안 6000명의 정신적 기량을 체계적으로 추적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①어휘(얼마나 많은 단어를 이해하고 동의어를 많이 찾아내는지) ②언어 기억(얼마나 많은 단어를 찾아내는지) ③계산능력 ④공간 정향(뒤집어 놓은 도형을 빨리 찾아내는지) ⑤지각속도(모니터에 표시된 특정한 그림을 보고 스위치를 얼마나 빨리 누르는지) ⑥귀납적 추리(제시된 문제와 비슷한 논리문제를 얼마나 잘 풀어내는지) 등 여섯 가지 능력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 조사했다. 이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중년 이후 즉 40대 이후 60세까지 비교적 노년기에 받은 성적이 20대보다도 좋았던 것이다.
특히 어휘, 언어기억, 공간정향, 귀납적 추리 부문에서 최고의 수행력을 보여준 집단은 평균 40~65세였다. 남성은 50대 후반에 최고의 능력을 보였고, 추리나 공간정향 능력에서 뛰어났다. 여성은 어휘나 언어기억 성적이 좋았고, 60대가 넘어서도 점수가 계속 상승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과학기자 바버라 스트로치가 쓴 책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에 따르면, 어떤 패턴을 알아차리고, 거기에 맞게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는 일은 젊은이의 뇌가 훨씬 취약하다고 한다. 한예로 버지니아 주에 있는 노화임상연구소는 40~69세 조종사 118명을 대상으로 3년에 걸쳐 모의 비행장치를 조종하고, 사고를 일으키는 비율을 조사해 신‘ 경학지’에 발표했다. 반사신경과 체력은 젊은 층이 더 뛰어났지만, 다른 비행기와 충돌을 피하는 능력에서는 나이든 조종사가 더 뛰어났다. 다른 비행기의 행동패턴을 예측하는 통찰력 덕분이다.
김대수 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동물 사회에서도 나이든 수컷이 오히려 암컷에게 인기가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약육강식 사회에서 오래 살아남은 개체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3/08/790185164522034912df38.jpg)
다른 정신능력은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노인은 기억력이 떨어지고, 무언가를 자주 잊어버린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대한노인정신의학회
발간 ‘노인정신의학’ 2004년 개정판에 따르면 노인의 기억능력은 젊은이와 많이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상황을 봤을 때 즉각적으로 수초 정도 기억하는 ‘즉각 기억’은 젊은이와 차이가 없지만, 이런 짧은 기억을 수분~수시간 가량 기억하는 ‘단기 기억’은 젊은이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기억을 꺼낼만한 단초(메모나 물건 등)가 있으면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기억을 수개월~수년 이상 기억하는 장기 기억 능력도 마찬가지다. 당장 시험공부에는 약하겠지만 제대로 된 지식의 축적능력에서는 커다란 차이가 없는 셈이다. 실제로 H4의 맏형 이순재는 올해초 보험광고에 출연하기 위해, 젊은 사람들도 30%나 탈락하는 보험설계사 자격증 시험에 한번에 합격해 화제가 됐다. 나이든 사람도 충분한 학습능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언어능력은 늙어서까지 유지되는 중요한 기능이다. 꽃할배에서 이순재가 직접 영어로 외국인에게 길을 묻고, 독일어로 아이스크림 작은 걸 두 개 달라고 주문해 백일섭과 나눠먹는 모습은 이런 능력 덕분이다. 사물의 이름대기, 언어의 유창함, 외국어 습득과 같은 기능은 노화와 함께 다소 떨어지지만 70세 부근까지는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90살이 넘도록 최고 수준의 언어 능력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젊어서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꾸준한 운동을 해 신체 나이를 젊게 유지한 사람일수록 나이가 들어서도 지적능력 역시 높게 유지된다. 평소에 부지런히 공부하고, 책이나 잡지를 많이 보고, 바르고 규칙적으로 사는 일은 풍요로운 노년기를 위해 꼭 필요하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3/08/19611293695220348178431.jpg)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old/articleEditor/2013/08/158871243522034716aed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