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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AI 바이러스, 대륙을 떨게 하다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또 하나 늘었다. 바로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H7N9이다. 첫 환자가 발생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622명의 감염 환자 중 371명의 목숨을 앗아간 AI 바이러스 H5N1과는 다른 바이러스다.

3월 31일 중국 보건당국이 자국민 3명이 이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소식을 처음 전한 이후 지금까지 환자수가 87명으로 늘어났다(4월 18일 기준). 이중 17명이 사망했다. 사망률은 다섯 명 중 한 명 꼴인 19.5%. 1918년에 전 세계에 창궐해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의 사망률 10%의 2배다. 신종 바이러스의 감염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으로 계절독감과 유사해 일반인은 구분할 수 없다.

조류를 숙주로 하는 AI 바이러스가 어떻게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을까. 강춘 국립보건연구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과 과장은 “조류와 포유류를 모두 감염시킬 수 있도록 바이러스의 표면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언제 어디서 이런 돌연변이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행인 사실은 전염력이 뛰어난 스페인 독감이나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H1N1)와 달리 H7N9은 사람 간 전염이 일어났다는 보고가 아직 없다는 것. 환자 몸에서 추출한 바이러스와 비둘기 같은 인근 조류에서 채취한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환자들이 사람이 아닌 집주변 새로부터 전염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안심할 순 없다. 이 바이러스에 중국인 부부가 함께 감염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에서 전염이 일어난 건 아닐까. 강 과장은 “생활방식이 비슷한 부부가 오염된 환경에 함께 노출되면서 새에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사람 간 전염이 일어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신종 바이러스는 어디까지 퍼졌을까. 중국 농업부는 생가금류 시장과 도살장, 사육장, 야생 가금류 서식지, 돼지 도살장 등에서 채취한 표본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가금류 시장과 야생 비둘기에서만 신종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4월 17일 발표했다. 중국 뉴스통신사 신화망은 “돼지가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돼지를 강조한 데는 이유가 있다. 돼지는 AI 바이러스와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둘 다 감염될 수 있다. 돼지의 몸이 서로 다른 바이러스가 만나 유전자를 교환하는 만남의 장이 돼 새로운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탄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도 이렇게 탄생했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있을까. 인간 감염 사례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백신은 아직 없다. 하지만 타미플루나 리렌자 같은 기존의 항바이러스제가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으로의 여행을 제한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가금류 시장과 재래시장 방문은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2013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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