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스럽고 공격적인 새가 겁 많은 새보다 사람에게 더 잘 잡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돈나생태연구소의 라즐로 가람스제기 박사팀은 “목도리딱새(Ficedula albicollis)가 성격에 따라 덫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다”고‘동물행동’ 4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컷 목도리딱새 41마리의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3단계의 실험을 고안했다. 먼저 수컷의 둥지 위에 암컷을 한 마리씩 넣은 새장을 설치하고 수컷의 반응을 살폈다.
41마리 중 33마리가 암컷에게 구애행동을 보였다. 이들에게 흰 종이를 갖다 대자 50%는
구애의 강도를 낮춘 반면, 나머지 50%는 격렬한 구애행동을 계속했다. 연구팀은 구애행동의 강도를 낮춘 이유는 갑작스런 환경 변화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다음엔 암컷이 있는 새장을 수컷의 둥지들 사이에 둬 수컷들이 서로를 볼 수 있게 했다.
흰 종이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수컷들은 새롭게 등장한 경쟁자에게 격렬하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흰 종이에 두려움을 느꼈던 수컷들은 공격을 주저했다.
이 상태에서 수컷들에게 사람이 다가갔다. 그러자 흰 종이에 반응하지 않고 다른 수컷에게 공격적이었던 수컷은 사람이 다가가도 공격을 멈추지 않다가 아주 가까이 가자
평균 2m를 날아갔다. 흰 종이를 무서워하고 공격적이지 않은 수컷은 평균 20m나 멀리
날아갔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수컷들의 성격을 파악한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이들의 둥지 안에 덫을
설치해놓고 관찰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용감하고 공격적인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덫에 2배 정도 더 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