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가 사용하는 식물자원은 고작 2%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해외생물소재허브센터(센터장 이중구)는 해외식물 소재를 확보하고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식물은 전세계적으로 약 30만 종이 보고됐지만 추출물 등을 의약품이나 생활필수품에 활용하는 것은 2%에 불과하다. 두통약으로 유명한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 추출물에서 발견되었으며, 신종플루와 조류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원료도 식물에서 나온다. 식물 자원이 2% 밖에 사용되지 않는 만큼 나머지를 연구하고 개발한다면 얼마나 많은 유용한 물질이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생물종 다양성이 낮다. 식물은 고작 4000여 종 뿐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명연은 생물자원이 풍부하지만 기술이 부족한 나라와 협력을 맺고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심에 해외생물소재허브센터가 있다. 해외생물소재허브센터는 현재 중국, 코스타리카, 인도네시아에 거점센터를 두고 있으며, 베트남에 추가 설립 중이다. 해외센터에서는 해당 국가와 협력관계를 맺고 생물 자원을 수집하며, 대전 센터에서는 그 자료를 바탕으로 사람에게 유용한 물질을 찾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구를 진행하며 모은 식물 자원을 정리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해당 국가의 약용 식물에 관한 도감도 발간했다. ‘운남 약용식물’, ‘인도네시아 일반 약용식물’, ‘코스타리카 식물’ 등 10여 권에 이른다.

여름에도 4˚C에서 씨앗 보관
센터를 방문한 청소년 기자들은 해외생물소재허브센터 최상호·박상홍 박사의 인도로 해외생물소재허브센터 표본관과 종자은행을 견학했다. 식물 연구를 위해서는 수집된 자원을 분류해야 한다. 표본관은 식물을 표본으로 만들어 식물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저장한다. 현재 해외 15개국에서 보내 오는 식물을 표본으로 만들어 보존한다. 만들어진 표본에는 채집자, 채집일시, 장소 등 기본 정보가 담긴 표를 붙인 채 보존되며, 표에 담지 못한 정보는 일련번호와 함께 디지털화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표본관을 지나 들어간 종자은행은 우리나라와 식물자원 관련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에서 보내온 각종 종자가 저장되어 있었다. 이 곳에서 청소년 기자들은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양옆은 천장까지 닫는 벽으로 막혀 있으면서 통로는 한 사람이 들어가기도 좁았기 때문이다. 박상홍 박사는 “신선하게 보존하기 위해 여름에도 4℃ 정도 온도를 유지한다”며 “여름에 왔다면 이 곳의 진짜 온도를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청소년 기자를 안내한 최상호 박사는 “연구 능력이 부족하지만 자원이 풍부한 개발국과 기술이 풍부한 우리나라가 서로 협력해 식물에서 유용한 물질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베트남 같은 다른 나라와 더욱 긴밀한 연계를 통해 식물 자원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