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동일본대지진 때 센다이 해안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든 거대한 쓰나미.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무시무시한 위력에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 자연 상태의 쓰나미만으로도 위력이 강하지만, 사람이 지은 해안의 건축물 때문에 쓰나미 피해가 증폭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패트릭 리넷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50분의 1로 규모를 줄인 도시 모형을 만든 뒤 20cm 높이의 쓰나미를 발생시키는 모의실험을 했다. 이는 실제로는 자연에서 200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하는 쓰나미 규모다. 그런 뒤 건물 형태와 배치에 따른 유속 변화를 측정해 그 결과를 지난해 12월 3일 미국지구물리협회 연례총회에서 발표했다.
측정 결과 도시가 형성된 해안에서 (도시가) 없는 해안보다 쓰나미 유속이 전반적으로 빨랐다. 건물 형태에 따라 부분적으로 유속이 최고 80~100배나 빨라졌다. 호텔에 흔히 쓰이는 U 자, T 자 모양의 건물이 있을 때 유속이 가장 빨라졌다. 리넷 교수는 미국 온라인 과학신문 ‘라이브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건물을 지을 때 바람이 흘러가도록 배치를 고려한다”며 “해안 건물도 유속을 고려해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