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에서 제3회 국제 SF영상축제(GISF)를 연다. 1, 2회 행사를 거치면서 단순한 영화제를 넘어서 온가족이 함께하는 그야말로 ‘축제’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GISF. 지난해 관람객 18만 명을 돌파했던 과학문화축제가 올해 더 강력한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올해 축제의 키워드는 ‘소통’이다. 디지털 세상 속 아날로그적 소통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팀 버튼 감독의 ‘프랑켄위니’를 시작으로 10월 11일(목)부터 21일(일)까지 열린다. 메인행사인 국제 SF영화제는 슈퍼히어로와의 조우, 패밀리 파크, 트랜스포머 특별전, SF 모던 타임즈, 단편 퍼레이드로 섹션이 나뉘어 상영된다.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빠는 태권V, 아이는 트랜스포머.
빠르게 변하는 사회, 어딜 가도 각자 스마트폰 화면만 바라보는 시대다. 첨단 과학과 디지털이 사람들을 단절시켰다고 생각하지만 GISF에서만큼은 그렇지 않다. 최첨단 과학이 녹아 있는 SF영화, UCC, 로봇으로 충분히 아날로그적 소통을 할 수 있다.
최은철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은 “디지털기기 속에 파묻혀 살아가는 아이들이 ‘아날로그적 소통’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이를 위해 ‘로봇 정크아트 전시체험’, ‘페이퍼 크래프트’와 같이 직접 만지고 보고 느낄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미 9월까지 다양한 사전행사로 축제분위기를 달궜다.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소통&SF’를 주제로 UCC를 만들기도 하고 어린 시절 로봇 캐릭터에 관한 추억을 공개해 소통의 장도 열었다. 호응도 좋았다. 청소년 UCC 경연대회는 하루 평균 20여 건 이상의 문의가 쇄도해 접수 기간을 열흘 정도 연장하기도 했다. 사전행사인 외계인 몽타주 공모전 수상작은 외계인 모형으로 제작해 SF영상축제 본 행사시간에 과학관에 전시한다.
과학을 매개로 한 소통에 SF만큼 좋은 소재도 없다. 부모 시대의 태권V에서 자녀 시대에는 트랜스포머로 캐릭터의 모습은 바뀌었다. 하지만 자녀와 함께 종이 로봇을 만들다보면 어느덧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과학광장에 전시돼 있는 폐품으로 만든 로봇과 함께 사진도 찍어 추억을 남겨 보자.
특히 올해는 오는 12월 16일까지 운영되는 ‘SF테마파크’에서 놀이도 할 수 있다.
팀 버튼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추억과 생각 공유를 통해 소통의 물꼬를 텄으니 이제 함께 상상하고 체험할 차례.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본 행사에서는 개막작인 ‘프랑켄위니’를 시작으로 전세계에서 만든 SF영화 20여 편을 감상할 수 있다.
개막작인 ‘프랑켄위니’는 팀 버튼 감독이 2005년 ‘유령신부’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사랑하는 강아지 ‘스파키’를 잃은 천재 과학소년 ‘빅터’가 전기쇼크로스파키를 되살려낸 뒤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이 외에도 ‘메가마인드’, ‘트랜스포머(특별전)’ 등 널리 알려진 SF영화를 볼 수 있다.
게다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태국의 슈퍼히어로 영화 ‘레드이글’, 일본의 ‘로보-G’ 등 다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영화에서 영웅이 하늘을 날고 고층건물을 누비는 특수효과는 어떻게 만들까 궁금하다면 특별 체험관에서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우주공간에서 가족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SF영화를 더 실감나게 만드는 음향효과를 체험하는 부스도 있으니 꼭 들러보자. 우주공간 가족사진에 만족할 수 없다면 ‘스페이스라이더’의 무료 체험도 체크해 두자. 우주유영, 월면 걷기, 에어로켓 체험 등 잠시 우주인이 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이 밖에도 각종 물리조종로봇을 체험, 교육용 로봇 ‘키봇’ 체험도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청소년들에게 과학적 상상력과 감성을 동시에 키워줄 수 있다. “과학관은 배우는 놀이 문화공간이 돼야 한다”는 최 관장의 말이 허언이 아니다.
최 관장은 앞으로 GISF를 “SF에 들어 있는 ‘과학적 상상력’, 예술·영상으로 대표되는 ‘문화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종합예술문화축제로 만들고 싶다”며 다음과 같은 포부를 밝혔다. “축제에 참여하는 가족들, 나아가 모든 사람에게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