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종류의 압력 중 35GPa의 압력을 가했을 때만 압력이 사라져도 압축된 구조가 유지되고, 내부 격자 구조가 파괴되지도 않는다.]
미국 워싱턴 카네기협회 린 왕 교수 연구팀은 ‘풀러렌’에 특정한 고압을 가하면 전혀 다른 성질의 탄소구조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 결과를 사이언스 8월 17일자에 발표했다. 풀러렌이란 축구공과 모양이 똑같아 흔히 ‘탄소 축구공’이라 부르는 지름 1nm(나노미터)의 구형 탄소구조체다.
연구팀이 발견한 새로운 구조체는 풀러렌을 고압으로 찌그러트린 형태다. 전체적으로 모양의 규칙성이 없지만 풀러렌을 이루던 오각형과 육각형 격자는 그대로 남아 규칙성을 유지한다. 이 구조체를 만들려면 용액 상태의 풀러렌에 약 35GPa(기가파스칼)의 정밀한 압력을 가해야 한다. 35GPa은 지구 대기압의 약 32만 배에 해당하는 큰 압력이다. 만약 이 이하의 압력을 가하면 풀러렌은 찌그러졌다가도 압력이 사라지면 다시 원상태(풀러렌)로 돌아온다. 또 압력이 필요 이상으로 더 커지면 풀러렌은 단순히 찌그러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격자까지 다 깨져버린다.
새 탄소구조체는 강한 압력에서 탄생한 만큼 고압에 강하고 단단하다. 린 왕 교수는 “다이아몬드에 비할 수 있을 만큼 압력에 강하다”며 “실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새 구조체를 설명했다.